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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에 한국어 교육 펼쳐
조선업이 활황을 보이면서 동해면 천해지조선과 안정단 등지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숫자 역시 크게 늘었다.
스리랑카, 카자흐스탄, 태국, 필리핀, 몽골 등 국적도 다양한 외국인 근로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들은 낯선 한국에서 장기간 생활하면서 문화적 이질감, 의료혜택의 부재 등 여러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가 잘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제일 먼저 배우는 말이 ‘빨리 빨리’입니다. 몸이 아파도 아프다는 표현을 하지 못하는 처지입니다.”
거류면에 자리한 고성동부교회 남정덕 담임목사 부부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매주 펼치고 있다.
당동 해수랜드 찜질방 맞은편 조립식 건물에는 스리랑카 근로자 16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동해면의 직장에서 퇴근한 후나 휴일이면 마땅히 할 일이 없다. 어울려 술을 마시거나 하는 것이 고작이다.
남 목사 내외는 지난 봄 전도활동을 하던 중 이들과 만나게 됐고, 이후 이들에게 매주 한국어를 가르쳐 오고 있다.
토요일 저녁이면 항상 동부교회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수업을 펼친다.
여름에 8시였던 수업시간이 겨울이 가까워지면서 7시로 바뀐 것 외에는 변동사항이 없다.
“피부색이 우리와 다소 차이가 있지만, 그것은 인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이들은 고국에서는 대부분 상류층이며, 고학력자입니다. 우리가 먼저 마음을 연다면 이들 역시 우리에게 해를 끼칠 이유가 없습니다.”
피부가 우리보다 조금 검다고 해서 선입견으로 대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 남 목사의 조언이다.
“당동과 안정 등지에 거처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100명이 넘습니다. 이들을 따뜻하게 대해 준다면 고국에 돌아가서도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주변에 알리는 역할을 해 줄 겁니다.”
남 목사는 해수랜드 맞은 편 외국인 근로자 숙소가 냉난방 시설이 미흡하고 방음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점을 알고, 이들이 근무하는 업체와 협의해 시설을 보완해 주도록 했다.
지난 추석에는 주변의 외국인 근로자들을 데리고 진주에서 개최된 ‘외국인 근로자 한마당 잔치’에 다녀왔다.
명절이라 다들 고향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외국인 근로자들의 외로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을 터이다.
이들에게 고향 친구들을 만나 마음껏 떠들고 놀 수 있는 시간은 단순한 이벤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부인 이덕숙씨도 봉사활동이라면 남편 못지않다.
그녀는 고성군 가정폭력상담소에서 틈틈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또 상담소에서 알게 된 국제결혼 이민자 여성들의 가정을 매주 방문해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외국서 시집 오는 여성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잖아요. 젊은 여성들이 다들 얼마나 성실하게 생활하는지 몰라요. 이들에게 친정어머니의 역할을 해 줄 사람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외국인 근로자와 국제결혼 이민자 여성들의 부모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남 목사 부부.
두 사람은 이를 ‘외국인 섬김’이라고 표현한다.
외국인 근로자들을 얼마나 존중하는지를 미루어 알 수 있다.
“의료지원을 해주실 분이 있었으면 합니다. 하루 종일 힘든 일을 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갈 시간이 없어요. 퇴근 후 의료봉사를 해 주실 분이 꼭 필요합니다.”
초등학생인 두 자녀와 함께 검소한 삶을 살고 있는 이 부부가 외국인 근로자를 섬기는 일에 있어서 만큼은 욕심을 냈다.
한국어를 가르칠 선생님도 필요하다고 했다. 외국인 근로자의 수는 많은데 두 사람의 힘만으로는 충분치가 않다는 것. 국적별 전담교사가 있었으면 하는 것이 두 사람의 바람이다.
또 외로움을 많이 느낄 수밖에 없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레크리에이션 봉사를 해 줄 사람도 찾고 있다.
물론 충분한 자금이 없다는 점도 큰 어려움이다.
“부족한 점이 너무나 많습니다. 물질적으로나 인력에 있어서나 도움이 절실합니다.”
고성동부교회(☎672-1447, 010-3458-5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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