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삼호탕 옆 당산목, 주차장 조성으로 사라질 위기
생육상태 불량, 외과수술로도 회생 힘들어
안전 교통 위해 제거 vs 역사적 가치 높아 보존
군 다각도 의견 수렴 후 2차 간담회 거쳐 결정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0년 08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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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령 200년 정도로 추정되는 회화나무가 공룡시장 주차환경개선사업으로 제거될 위기에 처했다.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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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삼호탕 옆 회화나무 처리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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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삼호탕 부지에 주차장이 들어서면서 회화나무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를 놓고 군민들간에도 안전과 교통흐름을 이유로 제거해야 한다는 입장과 수령 200년이 넘는 데다 고성읍성 등 고성의 역사와 함께 한 길상목을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이 나오고 있다. 군은 지난 13일 공룡시장 주차환경개선사업 부지인 어시부 출입구, 옛 삼호탕 앞에서 회화나무 처리 방안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도충홍 문화원장과 하기호 전 고성향토사연구소장, 경남도산림환경연구원 관계자와 공룡시장 상인 등이 참여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현재까지 나무가 완전히 고사하지 않았고 생육 중인 상황이므로 와이어나 지주목 등을 설치해 역사·문화적 자산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고사목을 제거하고 주차공간 확보, 디자인 포토타일 설치로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군 관계자는 “나무의 중심부에서 겉부분까지 썩어 나무 속이 비어있고 뿌리도 절반 이상이 썩은 상태로 일부만 생육하는 상태”라면서 “현재는 회화나무 옆으로 삼호탕 건물과 2층 주택이 있어 강풍이나 비바람을 막아주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으나 건물 철거 이후에는 바람막이가 없어 고사목이 쓰러질 수 있고 이에 따른 인명사고의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목을 제거하는 경우 우리 군의 문화와 역사를 간직한 소중한 자산이 사라지고, 보존한다면 태풍이나 호우 시 인명사고 위험이 있어 각 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삼호탕 옆 회화나무는 밑둥 지름 약 1m, 둘레 2m, 높이 약 10m 가량이며 수령 2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노거수다. 인근 주민들과 공룡시장 상인들은 이 나무를 당산목이라 부르며 고사를 지내고 마을의 평안을 빌어왔다. 공룡시장 주차환경개선사업이 공모사업으로 선정되면서 국비 20억1천만 원, 군비 13억4천만 원 등 사업비 33억5천만 원을 투입해 68면의 주차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현재는 실시설계용역 중이다. 주차장 조성 시 회화나무가 통행 및 시설 이용에 불편을 초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나무의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아 신중히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군은 고목을 제거하게 되면 회화나무의 모습을 포토타일로 구워 설치하거나 대체조경수 식재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보존하는 경우 수목상태를 경남도산림환경연구원에 진단의뢰해 결과에 따라 시멘트충진 등 외과수술 및 지주목 설치방안 등을 강구할 것이며, 공사기간 연장 및 수목보존은 예산확보 후 전문기관에 의뢰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군 녹지공원과 담당자와 경남도산림환경연구원 관계자는 현재의 생육상태가 불량하고 가지에는 혹병까지 생긴 상황이라 외과수술 후에도 회생가능성이 크지 않고, 조만간 완전히 고사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군 관계자는 “이 회화나무가 지역의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를 가진 문화적 자산이라는 점을 고려해 군민들의 의견도 다각도로 수렴하고, 향후 2차 간담회를 통해 설명을 거쳐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간담회 소식이 알려지자 군민들은 고성의 역사를 고스란히 지켜본 당산목을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군민 A씨는 “수십 년 전 어시장 주변 군민들의 쉼터이자 마을의 안녕을 빌던 당산목인데 방치돼 수형도 형편 없어지는 것이 안타까웠다”면서 “역사는 돈으로 살 수 없으니 편의와 경제성을 위해 주차장을 만드는 것보다 당산목을 지키는 것이 가치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B씨는 “국비 예산을 받아오는 공모사업이라면 더더욱 주변 환경을 철저히 살폈어야 하는데 가치 높은 회화나무를 고사 직전까지 방치해두고 있다가 사업 진행을 위해 급히 제거하려는 것 같아 황당하다”면서 “소가야 역사 복원을 외치면서 고성읍성 등 역사를 무시하고 행정적 편의만 추구하지 말라”고 일침을 가했다. 회화나무는 성을 축조할 때나 관아, 관사, 객사가 있는 곳에 심기도 한다. 공룡시장 주변은 옛 관아터이며, 고성읍성이 지나는 길이기도 하다. 고성읍성이 1448년(세종 30년) 축성됐고 문종실록에 의하면 문종과 중종 때 증축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이 때문에 삼호탕 옆 회화나무는 당산목으로 예로부터 귀한 대접을 받았던 만큼 보존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0년 08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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