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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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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중
김종순
제3회 경남고성 국제한글디카시공모전 최우수작품
(디카시마니아회원)
찬바람 일으키며, 쌩
그늘지게 돌아앉아
불러도 대꾸 없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그녀의 침묵
침묵은 세상에서 아름다운 미덕의 일부분이다
냉전이 나쁜 것만 아닌 것 같다. 말을 하지 않을뿐 그간 지나온 일들을 정리할 수 있고 또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시간을 갖는 것이 아닐까? 우리들은 일상생활을 통해 필요한 말과 불필요한 말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물론 냉전보다는 소통되는 대화를 원하는 것이 우리 모두가 바라는 바이기 도하다. 김종순 디카시 <냉전중>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그녀의 침묵이라고 말하는 대목이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살다보면 우리들은 말에서 얻는 힘과 말에서 잃는 자아상실감의 이면성을 볼 수 있다. 이럴 때는 차라리 침묵이 상대방에게 훨씬 편안한 시간을 주는 것이 아닐까? 하고 싶은 말과 해서는 안 되는 말들이 입 밖으로 나가는 순간 상대방은 예상치 못한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말에 대한 상처는 결과적으로 오랜 시간을 지나 그 말들이 곰삭아서 비슷한 상항에 처했을 때 또다시 상기되어 상처는 또 다른 상처로 남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가슴 속 깊이 숨겨놓고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김종순 시인의 <냉전중> 사진 속 새의 모습이 아름답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행위인 침묵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덕으로 읽혀지는 까닭은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요, 그리고 당신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중이니 당신도 나와 함께 말은 참되 가슴으로 머리로 당신을 받아들이는 시간들을 가져보는 중입니다”라고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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