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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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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날개
권현숙(구미시)
제3회 경남고성 국제 한글디카시공모전 장려
어떤 생을 살았든
똑 같구나
온기 식어버린 날개의 무게
죽음의 잔상
어떻게 살아왔는지 말하지 않아도 죽음의 무게와 두께는 다 똑같다. 화려한 나비 뒷모습과 새의 깃털, 잔잔한 모기 형체들은 죽음 앞에서는 하나의 지나간 흔적에 불과한 모습들이다. 그들은 분명 바쁘게 몸부림치며 시간을 가르는 세월 속에서 자신의 할 일을 묵묵히 해 냈으리라 생각된다. 때로는 모진 바람을 이겨가면서 주위의 미움과 질타 속에서도 이것이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자신들의 꿈들을 펼쳤으리라. 한여름 밤의 꿈처럼 그들의 행각을 통해 아름다운 생의 삶들이 보인다. 크고 작은 몸짓의 흔적으로 하늘을 나는 그들 모습은 분명 멋있는 삶의 형태들이다. 하지만 이면에는 나비의 몸으로 한 평생 화려한 몸짓이 무거운 짐으로 느껴질 수도 있었고 새의 가벼운 깃털은 땅으로 안주하고픈 욕심은 일찍이 버렸는지도 모른다. 모기의 임무에 평생 사람들에게 기피하고픈 존재로 인식되어왔을 그도 이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영면으로 잠든 모습들이 가엽게 느껴지는 것은 아옹다옹 살았을 그들의 생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권현숙 <세 날개 >디카시에서는 어느 누구의 죽음이 어떻게 읽혀질지는 모르지만 한낱 찰나적인 인생의 짧음과 부질없는 욕심은 죽음 앞에서는 가늠할 수 없는 무게로 허무라는 단어를 연상하게 한다. 어떻게 살았는가? 어떤 모습으로 남을 것인가? 서로 각기 다른 형태의 삶들을 살았던 나비, 새, 모기의 모습이 우리들 얼굴로 고스란히 물위에 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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