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친구들과 함께 배움의 즐거움을 나눠요
거류초 성인문해교실 늦깎이 신입생 14명 첫 등교
85세 동해면 장좌리 우두포 변태호 학습자 최고령
삼강에스앤씨(주) 등하교 편의 위해 200만 원 지원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0년 06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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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류초 성인문해교실 2기 학습자들이 지난 8일 처음 등교해 수업을 시작했다.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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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초등학생들이 생애 처음으로 등교했다. 거류초등학교(교장 김보상)는 지난 8일 성인문해교실 2기생 14명의 첫등교수업을 진행했다. 성인문해교실 2기생들은 당초 지난 3월 2일 입학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몇 차례 입학식과 등교수업이 연기됐다. 지난 4월 20일부터는 학습자들을 개별로 찾아가는 출장수업을 진행해왔다. 그간 문해교육생들이 고령으로 코로나19에 취약한 탓에 도교육청에서도 등교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각 학교에 등교일정 조율을 위임한 상황이었다. 이에 거류초등학교에서는 고성이 코로나19 청정지역이고, 학습자들의 등교의지가 높은 점을 감안해 도내 처음으로 등교일정을 확정해 수업을 시작했다. 거류초등학교에서는 문해교육생들의 등하교를 위한 차량을 제공하는 등 지원에 나섰다. 김보상 교장은 “코로나19에도 꺾이지 않은 학습열정에 교육자로서 감동받았다”면서 “배움의 때는 따로 없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는 문해교실 어르신 학생들의 학습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테니 목표하는 바를 꼭 이루시기 바란다”며 늦깎이 신입생들을 격려했다. 생애 처음으로 학생이 돼 학교에서 선물받은 책가방을 메고 첫 등교를 마친 문해학습자들은 수업 후 급식소에서 점심도 함께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2기 문해학습자 중 최고령 변태호 할머니학생(85세·동해면 장좌리)은 “동해면 우두포 바닷가마을에 시집온 후 지금까지 공부가 너무 하고 싶어서 고성학당이 개설된 하장마을 경로당까지 버스를 타고 고개를 넘어 3년을 다녔다”면서 “죽기 전에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아 배움의 한을 풀고, 올해 초 먼저 저세상으로 간 남편에게 졸업장을 보여주며 자랑하고 싶다”고 말해 가슴 찡하게 했다. 송정욱 문해교사는 “그동안 가정형편이나 수많은 사정으로 배움의 시기를 놓친 학생들이지만 늦게나마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놀랍다”면서 “앞으로 초등과정을 공부하면서 배움의 열정에 불을 지피는 불쏘시개 역할과 함께 상담자이자 때로는 아들처럼 함께할 것이며, 3년동안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졸업장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강에스앤씨(주) 송무석 회장은 문해학습자들의 등하교 편의를 위해 200만 원을 지원해 늦깎이 학생들의 사기를 높이고, 지역 교육 공동체 실현을 위해 향토기업이 솔선해 참여하는 훈훈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거류초등학교 성인문해교실은 지난 2017년 1기생 21명이 입학해 초등 6년 과정을 이수하고 올해 2월 17명이 초등학교 졸업 학력을 인정하는 졸업장을 받았다. |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0년 06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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