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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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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대
김종옥(고성읍)
공원 한쪽에서
사람들 목 적셔주는 일
하루종일 기다려도
나는 지칠 줄 몰라
나날살이에서 생기는 일들
사람들은 매일 일어나는 일상들을 밋밋하게 생각하며 살아간다. 특별히 주어진 하루가 아닌 일상에 대한 고마움을 우리들은 얼마만큼 느끼고 살아갈까? 경상남도 고성에는 읍에서 가까운 남산이 하나 있다. 마음 한 켠 여유만 낸다면 도보 10분으로 도착할 수 있는 최적화된 공원이 남산이 아닐까 생각한다. 붉은 아침을 맞이하는 일과 지친 하루를 헹구어 낼 수 있는 남산은 고성읍 지역민들의 마당 역할을 하는 곳이며 곳곳에 문학적 시가 함께 공존하는 시비와 잣나무를 비롯한 소나무, 계절마다 다르게 피는 꽃들은 남산의 또 다른 자랑 거리이기도 하다. 김종옥 씨 디카시<식수대>는 남산에서 하루 종일 사람들을 기다리면서도 지칠 줄 모른다고 하니 자신이 뭔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평범한 일상들이 피사체를 통해 예술로 표현되는 순간을 붙잡은 것이다. 공원 한 모퉁이에 있는 식수대는 목마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존재성에 대한 외연을 확장하여 말하고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순간 최고로 빛나기 때문이다. 비록 물을 가두고 있는 식수대지만 남산에 오르는 사람들 땀방울을 한순간 적셔줄 수 있는 시원한 냉수 한 모금이 얼마나 큰 몫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를 말하고 있다. 평범한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절대적 가치는 우리주변에 머물고 있는 사소한 것들을 자세하게 바라보는 순간, 얻어지는 것들이라 생각한다. * 김종옥 씨는 한국디카시 연구소 2019년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에 참여하신 어르신으로 처음 디카시를 배워 '일상의 예술화,예술의 일상화'의 창작작품집에 수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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