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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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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산 진달래꽃 - 소월에게
이상옥
(시인, 한국디카시연구 대표)
가는 걸음마다
한 아름 흩뿌려 놓은 마음,
즈려밟고 간다
봄꽃에 취한다
봄이면 사람들은 몸살을 한다. 몸 안에 있는 세포들이 스멀스멀 밖으로 나오고 싶은 마음과 만개된 꽃들에 취해 비틀거리는 심정은 누구나 한 번쯤 느꼈을 것이다. 이상옥 시인은 연화산에 핀 진달래를 보고 봄기운의 만연함과 우리고유 전통정서인 7.5조 리듬에 친근감을 느끼며 이별의 정한을 극복하는 김소월 ‘진달래꽃’ 시를 몇 번이고 되뇌면서 산행을 재촉하였으리라 생각한다.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영변에 약산/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시는 길에 뿌리오리다” -중략- 이상옥 시인의 디카시 “가는 걸음마다 /한 아름 흩뿌려놓은 마음,/ 즈려밟고 간다”고 한다. 마치 김소월이 뿌려놓은 듯한 진달래꽃이 연화산에서 만개하였고 꽃잎이 떨어진 그 오솔길을 흩뿌려 놓은 마음으로 즈려밟으며 이 따스한 봄날에 진달래꽃에 흠뻑 젖어보는 즐거움을 말하고 있다. 특정한 대상의 그리움이 아니라 지금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에 취해 소월에게 한 줄의 답글이라도 전하고 싶은 온전한 사랑이 읽힌다. 그리고 진달래꽃처럼 붉은 미소가 연화산 곳곳에서 프레임 속 한 컷으로 따뜻한 봄소식을 전해주고 있다. 봄의 전령사들이 데리고 온 진달래, 목련, 개나리, 벚꽃 그들은 저 겨울의 끝에서 얼마나 간절하게 봄을 기다렸을까? 오랜 기다림에서 만난 봄의 향연이 지금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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