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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향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263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0년 03월 20일
ⓒ 고성신문
넥타이
복효근(시인)

올가미를 닮았으나
죽음보다는 죽임의 혐의가 농후하다

죽이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검투사의 검 같은


무게가 실린 넥타이
백화점에서 큐빅이 박힌 화려한 넥타이를 고른 적이 있다. 하얀 셔츠에 포인트가 될 장식품만으로 생각했던 지난 일들이 괜히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디카시 <넥타이>를 읽으면서 알지 못했던 엄청난 무게를 지닌 넥타이를 알게 되었다.
친목모임에 나갈 때 넥타이를 매고 나가는 가벼운 발걸음이 있었다면 일이나 업무에 시달려 보이지 않았던 무거움이 실린 넥타이가 지닌 의미는 “죽이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검투사의 검 같은” 이라고 말해준다.
한평생 아버지가 매고 살았던 넥타이, 남편이 매고, 아들의 첫 직장에서 마음 설레며 골랐을 넥타이가 앞으로 이 세상을 살아갈 엄청난 책임감의 올가미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패션의 한 부분으로 화려하게 빛나는 넥타이가 아닌 자신을 옭아매고 살아야 하는 생활터전의 무거운 표상인 듯하다.
하루하루 검투사와 같은 일상을 살아야하는 저 무거운 넥타이가 삶을 견디는 어려움보다 오늘보다 멋진 내일을 건설하는 힘을 내는 에너지 원천이었음 한다.
작은 목소리를 세우는 일보다 남편의 딱딱한 등을 쓸어주며 보이지 않는 올가미가 아프지 않도록 따뜻한 눈으로 아침을 챙겨보는 것은 어떨까?

*복효근 시인 : 전북 남원 출생. 1991년 《시와시학》등단 시집 『고요한저녁이 왔다』 외 신석정문학상 외 수상
* 2019년 겨울호 계간지 디카詩에 수록된 시입니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0년 0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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