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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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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곳
김진엽
(고성문협회장, 글향문학회원)
거기서 왔다
여기서 살다
이제, 그리고 간다
삶의 끝에서
태어날 때 우렁찬 울음으로 세상을 향해 소리친 우리들.
인연이란 줄에서 부모와 자식 그리고 형제, 자매의 이름으로 뭉쳐 살다가 돌아갈 때는 가족들 배웅으로 목 놓아 울던 울음을 밟고 가는 길목에서 한 생을 마감한다.
그 길이 먼 곳이란 것을 알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죽음이라는 길이기에 죽음에 대한 숙연한 자세에서 한번쯤 나의 마지막 순간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디카시 「먼곳」에는 거기가 어딘지 모를 저 세상에서 와서는 여기서 머물다 다시 저 세상으로 가는 초월된 감정으로 자연의 섭리를 담대하게 받아들이게 한다.
우리들은 어떤 모습일까?
하루하루 잘 보내기도 힘든데 보이지 않는 내일을 위해 약속을 정하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 앞에 본인들을 세우는 희망고문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장미가 되려는 화려함보다 누구의 눈치 따위에서 벗어나 어느 위치에서나 향기를 품고 피는 들꽃이 되더라도 이 세상에서 맘껏 나답게 살았다고 소리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었음 한다.
진흙땅이 깊을수록 뿌리는 더 단단한 수원을 갖는 연꽃은 얼마나 화려한가?
진흙의 환경을 탓하지 않는 연꽃처럼 우리들도 주어진 자신의 자리에서 나답게 살다보면 나의 향기에서 빚어내는 고유한 아름다움으로 이 세상을 물들이는 꽃이 되고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