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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향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253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0년 01월 03일
ⓒ 고성신문
재봉틀
최남균

회벽에 기댄 세월이여
가을은 오색 바지저고리 차려입고
화려했던 세월은 퇴색하였다
어머니 뒷모습 떠올라
울컥 밟히는 추억이여


추억이 밟히는 소리
각 가정마다 크고 작은 재봉틀이 있었던 때가 기억난다.
우리가 자라던 70, 80년대에는 옷이 많이 없어 어머니의 솜씨에 따라 옷을 지어 입었다.
저녁이면 의례적으로 재봉틀에 앉아서 옷을 깁고 만들던 어머니의 뒷모습이 우리들 세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옆에서 어머니를 따라 우리들도 자투리 천으로 인형 옷을 깁고 만들었던 시절이 생각난다.
요즘에는 자동화기계의 도입으로 옷은 이제 흔하게 싼 값으로 구입되어 입을 수 있다. 특히 기성품으로 옷을 마음대로 골라 입을 수 있는 지금, 각 가정의 재봉틀은 집 밖으로 고철이 되어 나앉아 버렸고 이제는 아예 찾아 볼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이번 디카시 「재봉틀」은 어느 가정에서도 흔히 찾아 볼 수 없는 물건으로 회백색 담벼락 앞에 버려진 모습으로 드러났다.
어느 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못쓴다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어느 박물관에 기증되고 대우 받아야 하는 물건이 아니던가?
우리 집에서도 어머니께서 쓰시던 재봉틀은 이사 몇 번으로 어딜 갔는지 흔적조차 없는 지금, 이 디카시를 보는 순간 나의 유년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어머니의 뒷모습에서 언제쯤 어떤 모양으로 나올지 기다렸던 옷의 정체는 과히 양품점 아줌마의 솜씨는 아니지만 우리 엄마가 만들었다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내 옷이었던 어릴 적 추억이 되살아났다.
소중한 과거의 유물이 된 재봉틀에서 우리어머니의 숨결과 드르륵, 드르륵 거리고 달렸던 바늘자국이 그리움으로 남는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0년 01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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