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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향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251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9년 12월 20일
ⓒ 고성신문
기술자 
김용순(영현면)

첫 번째 문안 갔더니 흰 꽃 곱게 피워주고
두 번째 문안 갔더니 열매
도 주렁주렁 매달아 놓고
세 번째 문안 갔더니 염색소도 없는데 곱게 물들어 놓고
너는 참 기술도 좋구나


자연의 순리
인간이 기계를 만들고 과학을 이용하는 첨단 세계에서 살지만 자연의 섭리에서 벗어나지는 못한다.
고추농사를 지으시는 할머니는 오늘은 너의 모습은 어떨까? 하고 밭에 나가보면 고추는 할머니를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밤새 자신의 일을 해놓고 아침을 기다리며 할머니와 마주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고추에게 할머니는 조심스레 말을 건넨다. “너는 참 기술도 좋구나.”
다른 표현이 필요치 않다. 어느 누구의 도움에서가 아니라 시간이 흐름에 묵묵히 제 할 일을 해내는 고추에게서 경이로움을 발견한 것이다.
어린고추가 주는 흰 꽃의 즐거움에서 풋고추의 싱싱함으로 할머니의 기분을 업 시켜놓고 마지막에는 온갖 정성을 다해 물감을 들여 놓은 듯 한 빨간고추의 모습까지 해내고 고추는 생을 마감한다.
우리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어릴 때 하얀 웃음으로 재롱을 부리고 청장년기의 풋풋함과 싱싱함으로 인생을 열어가다가 노․장년기의 원숙함으로 세상을 들여다보며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지 않던가?
거슬러 오를 수 없는 시간 앞에 주워진 책무를 다하고 나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섭리의 겸허함에서 우리는 자체현조하는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디카시 「기술자」는 고추의 변화과정을 통해 하루하루 새로운 날들 앞에 설레는 아름다운 인생이 우리를 기다리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용순 할머니는 82세의 노령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농사를 짓고 계신다. 우연한 기회에 2019년 지역특성화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을 통해 디카시를 배우고 나서는 눈에 보이는 모든 사물은 할머니에게 디카시가 되어 들어왔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9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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