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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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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백일홍
푸름이
기다린 날이 너무 길었나
붉었던 마음
하얗게 퇴색되었네
사랑은 관심 없이는 오래 버티지 못한다
사랑과 식물은 가꾸지 못하면 시들어 버린다.
붉은 백일홍이 기다림에 얼마나 지쳐버렸으면 아예 제 빛깔을 잃어버리고 흰 백일홍이 되었을까?
남녀 간 사랑을 포함한 사람간의 애정을 한번 돌아보자.
사람은 사랑과 관심 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사는 식물과 같다. 조금만 혼자 내 버려두면 진잎과 무성한 풀 속에서 본연의 자취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나약해져 버린다. 때에 맞춰 영양분과 물을 주는 정성이 깃든다면 식물은 하루가 다르게 뿌리잔털을 드러내며 단단해진 줄기에서 튼실한 열매와 꽃을 안겨준다.
사람관계도 마찬가지다. 처음 보는 사람과도 자주 만나서 밥을 먹거나 소소한 시간을 함께 하다 보면 정이 들어 식구(食口)가 되고 가족의 일원이나, 친구가 되는 것처럼, 서로에게 관심과 사랑만이 오래 갈 수 있는 인간관계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서로에게 다가가지 않는 거리는 남보다 못한 거리로 한번 멀어진 거리는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
나로 인해 혹, 지친 기다림으로 벌써 퇴색되어 흰 백일홍이 되어버린 사람들이 없는지.
그들을 사랑할 수 있는 용기로 먼저 빨간 안부를 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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