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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장가계 여행 일기

하늘이 만든 기암 절벽 감탄사 3번 절로 나
구재운(전합참부이사관) 기자 / 입력 : 2006년 12월 01일
ⓒ 고성신문

지난 10 9일부터 13 5일간 중국 장가계 여행을 다녀왔다.


 


장가계 관광은 여행사의 대한항공 전세기로 오전 9 270명을 싣고, 중국 장사(長沙) 3시간 30분에 날아가서, 고속도로를 4시간 달리면, 38천만년 전 지구의 지각변동으로 해저가 육지로 솟아난 1000m 내외의 표고에 3 8천개의 기산(奇山)의 산수절경을 보게 된다.


 


장가계(張家界) ?


 


한나라 고조 유방이 천하를 평정 후에 공을 세운 한신장군을 토사구팽(兎死狗烹)하니 책사 장량(張良)이 눈치를 채고 도망쳐 이곳 험산에서 숨어 살아 붙인 이름이다.


 


인구는 153만 명중 100만의 토가족(土家族)이 사는 소수민족 자치지구인데 이들은 키가 작고, 피부는 약간 검으며 바구니 지게를 지고 다니고, 농사를 지으며 한약재을 캐는 부업이 이제는 민속 공연 등 관광업으로 변하고 있으나 생활수준은 낮은 편이다. 모든 농기구와 생활 도구가 우리의 옛날 농촌 도구와 같았다.


 


첫 관광지 보봉호(寶峰湖)는 계곡에 댐을 쌓아 만든 수심 72m, 길이 2.5㎞의 산정호수로서 기암절벽 속의 비취보석 같이 아름다운데, 산정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저 두꺼비 바위가 침을 흘려 물이 마르지 않고 검푸르다고 하였다.


 


유람선을 타고 올라가니 산기슭에 전통복장의 토가족 처녀가 민속 노래를 은은히 불러 정취를 돋우고, 이에 화답으로 가이드가 우리도 노래를 불러야 된다고 조르기에 내가 최신 가요 ‘아미새’를 불러 박수를 받았다.


 


천하 제일경 장가계(天下 第一景 張家界)는 국가급 삼림공원으로, 1992년에 유네스코에서 무릉원(武陵源)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5천년 전 양자강 유역의 원시적인 소박한 자연경관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어, 중국 태산의 웅장, 계림의 수려, 황산의 기이, 화산의 험악을 겸비한 기봉기석과 울창한 수목과 종유동굴이 도처에 널려 있어 산수절경을 이루고 있었다.


 


중국 속담에 “사람이 태어나서 장가계에 가보지 않았다면, 100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고 할 수가 있겠는가”(人生不到張家界, 百歲豈能稱老翁)하였다.


 


천자산은 장가계 서북부에 위치하여 케이블카를 타고 1250m의 주봉에 오르면 넓은 시야에 기이, 수려, 야성의 산봉우리들이 천군만마로 포효하며 달려오고, 협곡엔 운무가 덮여 한 폭의 산수화를 이루니, 과히 천자산의 경치는 시()인 듯 그림인 듯 하였다.


 


무릉원 최고의 걸출 어필봉은 흙 없는 돌 봉우리에 푸른 소나무의 자태가 마치 붓을 거꾸로 꽂아 놓은 듯한데, 이는 천자를 향해 황제가 쓰던 붓을 던진 것이 바위에 꽂혀 만들어졌다고 하니, 그들의 전설도 근사하였다.


 


천자산 전망대에 세워진 근세 중국의 10대 원수 중 한 명인 하룡 장군 동상은 높이 6m, 무게 9톤으로 중국에서 제일 무거운 동상이며, 입구에는 강택민 총서기의 친필 하룡공원이란 비석이 서 있었다.


 


~아 원가계(袁家界)! 장가계 삼림공원의 뒤뜰 화원으로 불리는 원가계는 약 1.5㎞의 등산길에 끝없이 펼쳐진 기암 기봉은 동양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몽롱하고 신비로움이 점입가경(漸入佳境) 이었다.


 


천하 제일교(天下 第一橋)는 절벽 위의 천연 석교로 자연이 만든 또 하나의 걸작품이다.


 


깎아지른 듯한 300m의 두 봉우리 사이에 너비 2m, 길이 20m의 돌 다리를 건널 땐 아찔한데, 연인이나 부부가 이 다리를 건너와서 자물통에 서로의 이름을 새겨 난간에 걸어놓고 열쇠를 절벽 아래로 던져버리면 영원히 헤어지지 않고 행복하게 산다고 하니, 수많은 사연의 자물통이 난간쇠줄에 매달려 이 또한 장관이라.


 


원가계의 하이라이트 미혼대(迷魂臺)에 올라서니, 계곡에서 솟아오른 기암의 아름다운 절경에 넋을 잃어 내 혼도 빼앗기고, 하산은 세계에서 제일 크고 가장 속도가 빠른 관광전용 백룡(白龍) 엘리베이터(수직높이 335m, 50명 탑승)를 타고 하늘에서 신선이 내려오는 듯하였다.


 


황석채(黃石寨)에 가보지 않고, 어찌 장가계를 유랑했다고 말할 수 있으랴(不上黃石寨,枉到張家界).


 


케이블카를 타고 1200m 산정 관망대 육기각(六奇閣)에 오르면 웅장한 석봉이 바다를 이루고 있어 운무 속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었다.


 


하늘의 별을 따는 적성대, 손가락 바위 모양의 오지봉(五指峰), 돌기둥이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남천일주(南天一柱)등에 낙락장송이 바위와 한 몸 되어 동거동락(同居同樂)하니 신비스러웠다.


 


장가계에 가면 사람들이 3번을 와 ~하는데, ~관광객, ~경치, ~너무 좋다 이고, 풍경을 보느라 눈이 빠지고, 발길을 옮기며 구경하느라 발이 빠지고, 봉우리마다 담긴 이야기를 듣느라 귀가 빠진다고 했다.


 


용왕 동굴(龍王 洞窟) 76년도 어느 농부에 의해 발견된 석회암 동굴로 30km 3.5km를 개발한 중국 10대 동굴중 하나로 웅장한 규모에 종유석과 석순들이 신출귀몰하여 오색 조명을 받아 형형색색 휘황찬란한 환상의 세계를 이루고 있었다.


 


천문산(天門山)는 신선이 세상을 내려다본다는 1518m 정상에 세계최대의 케이블카를 독일의 기술지원으로 작년 10월에 설치, 7.45㎞에 $70의 요금을 받고 45분간 신선이 하늘을 나르는듯한 기분으로 산정에 오르니, 사방은 모두 절벽이며, 봉우리는 하늘에 닿을 듯 그 기세 장대하나, 정상은 이외로 평탄한 구릉지로 신선이 만든 자연의 분재공원을 연상케 하였다.


 


천문동굴은 케이블카를 타고 천문산 중턱에 내려, 셔틀버스로 하늘에 아스라이 걸려있는 천문동(天門洞)를 향해, 절벽을 휘감으며 올라가는 통천대도(通天大道)는 비록 11㎞에 불가하지만 해발 200m에서 1m의 석경사(石徑斜) 99개의 커브를 마치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듯 아찔한데, 천문산의 꿈같은 비경이 그 공포감마저 씻어 주었다.


 


주차장에서 중국인이 좋아하는 숫자 9자로 만들어진 999개의 가파른 계단을 난간에 의지하여 간신히 오르니, 해발 1m 위에 높이 131m, 너비 57m, 깊이 60m의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동굴, 99년에 곡예비행기 4대가 통과함으로써 세계적으로 유명한 천연 카르스트 동굴, 하늘로 들어가는 문, 한번 들어갔다 오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천문동에서 나는 비로소 저쪽 하늘을 향해 기지개를 힘껏 펼쳐 보았다.


 


4일간의 아쉬운 장가계 무릉도원의 산수경치를 뒤로하고 중식은 북한식당에서 “반갑습니다”라는 북한 아가씨가 부르는 가요를 들으며 식사를 했다.


 


그들의 상품 전시장도 둘러보고, 9월의 이모작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산야의 고속도로를 4시간을 달려 호남성 성청 소재지 장사(長沙)에 도착, 백범 김구선생께서 상해에서 이곳으로 피난 3개월간 머물며 독립운동을 하신 악록산 서원에 참배했다.


 


장사시 한 가운데를 유유히 흐르는 상강 유람선을 타고, 강변의 휘황찬란한 야경을 보면서 저녁 식사를 하는 우리들 일행은 한없이 정다워 보였다.


 


4 5일간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나는 중국대륙의 산수경치와 그들의 문화를 보느라 지나간 세월도, 고향의 그리움도 잊었었고, 장사 비행장을 이륙한 후 기내식의 맥주 한 캔이 그동안 쌓인 여독을 풀어 주었다.

구재운(전합참부이사관) 기자 / 입력 : 2006년 12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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