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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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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최명숙(시인)
백담사 가는 비좁은 길
하루에도 수차례 오가는 버스들은
부딪치는 법이 없네
비좁은 건 길이 아니라
늘 마음이네
석등 사이로 깨닫다
백두대간에서 시작된 한반도의 산줄기는 남으로 남으로 뻗어 태백산맥에 이르면 영동과 영서로 구분된다. 그곳엔 미시령, 한계령, 대관령이라는 험준한 고개를 넘어야하는데 최근엔 터널이 개통되어 예전에 비하면 교통이 편리해졌다.
백담사(百潭寺)는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 내설악에 있는 사찰이다. 그곳을 생각하면 나라와 나라간의 충돌과 소통, 국가와 국민간의 소통이 떠오른다. 한 경우는 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쓰다 만해사상의 산실이 되었고, 또 하나는 무력과 소통부재로 유배생활로 이어진 장소가 되었다. 화자는 백담사 가는 길에 석등 사이로 보이는 도로와 버스를 보며 성찰을 하고 있다. 높은 산에 오르거나 넓은 바다를 보면 마음도 넓어진다. 그러나 삶의 공간과 일터로 돌아오면 사람과 사람 사이 소통의 결핍으로 괴로워지고 어느새 마음도 비좁아지게 된다.
강원도 출신의 시인들 중에는 이홍섭, 이상국, 김선우 등 등이 있는데, 강릉에서 시를 쓰는 화자 역시 그들과 인연이 깊다. 백담사에서 동해바다로 고개를 넘어가면 7번 국도가 나타난다. 한반도 남단 부산에서 포항 울진 삼척 강릉 속초 고성에서 북녘땅 원산 함흥 길주 나진 온성으로이어지는 길이다. 민족과 민족, 국가와 국가, 개인과 개인 모든 소통이 원활해진다면 얼마나 좋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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