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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부부 행복한 첫 출발
“신랑 출, 신부 출”
신랑신부의 입장을 알리는 소리에 사모관대로 예복을 갖춘 훤칠하게 잘생긴 랑이 입장을 한다.
이어 연지곤지를 찍은 신부가 족두리와 대례복을 곱게 차려 입고 수줍은 모습으로 입장을 한다.
신랑신부가 마주선 가운데 주례의 안내에 따라 다소곳이 절을 하며 영원히 변치 않을 사랑을 약속하는 백년가약을 맺는다.
이때 서로 합한주를 나눠 마시며 백년해로를 약속한다.
10일 고성향교 명륜당에서는 민정기·박정혜 씨의 차남 경준 군과 이영조(고성서예표구사)·최명순 씨의 장녀 현경 양의 전통혼례식이 거행됐다.
이날 경준·현경씨는 많은 하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부부로 새로이 태어나면서 행복하게 잘사는 모습으로 부모님과 친지, 하객들의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신랑이 한잔을 원샷(?)하면 행복이 두 배가 된다”는 주례 이윤석 고성오광대 보존회장의 익살에 느닷없이 신랑이 원샷을 하자 하객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날 고성향교는 현대인들에게 익숙해져 있는 서양식 결혼과 달리 한국전통혼례를 구경하기 위해 많은 하객들과 구경꾼들로 붐볐다.
전통혼례식이 거행되고 있는 시간에 향교 뒷켠에서는 김이 무럭무럭 피어오르는 큰 솥에다 떡꾹을 끓이며 잔칫집 분위기를 더했다.
하객들은 평소 서양식 결혼식장에서 먹던 뷔페음식과 달리 정성스럽게 끓여낸 떡국과 갖가지 우리 전통음식을 맛보며 따뜻한 정을 느끼기도 했다.
정지은(12) 양은 “결혼식에서 떡국은 처음 먹어본다”며 “TV에서만 보던 전통혼례도 구경하고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떡국도 먹고 오늘은 정말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전통혼례는 고성향교에서는 최초로 열린 행사여서 그동안 어렵게 인식돼 오던 고성향교가 지역민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가는 열린 공간으로 친근감을 자아내 더욱 뜻깊은 행사로 평가 받았다.
아울러 일부에서는 “예절과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고성향교가 앞으로도 지역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길 기대한다”며 “우리의 멋과 품격을 이어갈 수 있는 전통혼례 등의 장소를 제공해 새롭게 변모해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하객들은 경준·현경 새내기 부부에게 “올해는 입춘(양력 1월 29일, 2007년 2월 17일)이 두 번이나 겹쳐 운수대통한다는 쌍춘년인 데다 100년 만에 한 번 찾아오는 길일이라 행복하게 잘 살 것”이라며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