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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소년 시절, 맥전포 앞바다를 놀이터 삼아 뛰어놀았다. 춘암리, 바다가 고향인 소년은 50년이 흘러 전국 4대 언론사 중 하나인 부산일보의 수장으로 취임했다.
김진수 부산일보 제18대 사장은 지난 7일 대표이사 사장 취임식에서 “오늘 이 자리는 거친 미래의 바다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우렁찬 다짐을 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언론인은 늘 깨어있는 감각과 균형을 유지해야 합니다. 저 혼자 사회를 완전히 바꾸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사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소통한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생각과 마음으로 이끌겠습니다.”
하일면 태생의 김진수 사장은 장춘초등학교 3학년까지 다니다 부산으로 이사했다. 부산 혜광고를 거쳐 부산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대도시인 부산이지만 소외된 이들의 삶은 역시나 팍팍하기 짝이 없었다. 기자로서 무언가 해야 할 일들이 많다고 판단했다. 제2의 고향인 부산의 산재한 수많은 일들을 취재하면서 현장에서 식견을 얻고 부산 발전에도 기여하고 싶었다. 그래서 1989년 부산일보에 입사했다.
당시만 해도 원고지에 한 자 한 자 써야 했다. 도제식으로 가르침을 받던 시절이다. 선후배간 규율이 엄격했고 모든 직종이 그렇겠지만 여론을 형성하는 신문이기 때문에 업무처리는 더더욱 빈틈 없어야 했다. 체력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었다.
“입사 후 사회부, 경제부에서 활동했습다. 경찰서는 물론 경제기관들을 수도 없이 들락거렸어요. 물론 그 역시 가치있는 일이었지만 제가 놓지 않은 일은 소외된 계층을 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언론인 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을지라도 지역의 발전에 조금은 기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회에 날선 비판을 내놔야 하는 순간, 여러 기관의 정책적 시각 제시에 힘들어하는 취재원들의 모습과 불이익을 감내해야 하는 힘없는 민초들을 볼 때면 기자로서 균형잡는 일은 힘들었다. 인간적인 고뇌를 수도 없이 해야 했다.기자로서 균형적인 시각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기 때문에 편협한 시각을 버려야 한다. 언론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비판적인 생각도 중요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도 필요하다. 김진수 사장은 그래서 소통과 화합을 최우선에 둔다.
“언론도 디지털환경으로 급변하고 있습니다. 종이신문과 디지털의 균형있는 발전 전략이 필요합니다. 생존전략이에요. 중앙지들이 이미 4~5년 전 디지털 환경을 구축한 것에 비해서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요.”
김진수 사장은 올해를 부산일보에 CMS(콘텐츠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디지털체계로 전환하는 원년으로 삼고 있다. 또한 국 단위로 구성된 조직을 기획관리본부, 경영지원본부, 전략사업본부, 편성본부, 마케팅본부, SR본부, 서울본부 등 7본부 체제로 개편할 계획이다.
신문산업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다. 신문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통해 재정적 안정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또한 그러기 위해서는 신문제작, 본업에 충실해야 한다. 이 시기에 사장으로 취임한 것이 자칫 부담일 수도 있다.
“어깨가 무거운 것이 사실입니다. 평기자로 입사해 전국 4대 언론사 중 하나인 부산일보의 막중한 자리에 올랐으니 더 이상의 목표는 욕심이겠지요. 주어진 임기동안 부산일보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소망입니다. 힘들 때면 고향 앞바다의 넉넉함을 생각하면서 포용하고 이해하고 아우르겠습니다.”
어린 시절 떠난 고향이지만 통통거리며 고깃배가 오가는 모습, 부유한 살림은 아니어도 늘 훈훈한 인심이 넘치던 하일면은 늘 김진수 사장에게 힘이 되는 기억이다.
“고향을 떠나 살아도 저는 고성사람입니다. 향우들께 자부심이 되고 싶어요. 고성분들의 기대와 소망에 어긋나지 않게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또한 저는 언론인입니다. 기자는 늘 역사의 현장에 있습니다. 저는 고성사람으로서 그리고 언론인으로서 역사의 현장, 그 한가운데에 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