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구 선생 추모식이 다음달 9일 대가면 척정리 선영에서 개최된다. 빈민의 대부로 불리는 제정구 선생이 세상을 떠난 지 20년을 맞는 올해 추모식에는 고인 생전 함께했던 경기도 시흥시민과 유가족, 고성군여성농민회와 고성포럼, 고성오광대, 고성군농민회, 고성사랑회, 새교육공동체 관계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묘소참배에 이어 고인이 생전 실천해온 ‘가짐 없는 큰 자유’를 제목으로 한 특별기획전이 2월 9일부터 4월 28일까지 고성박물관에서 개최된다.100여 점의 전시품이 선보일 특별전에는 제정구 선생이 태어난 후 고성에서 성장하고 공부하던 청소년기와 학창시절 모습과 청계천 판자촌에서 빈민들과 함께하며 도시빈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투신했던 생전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자필 원고와 일기장, 평소 사용했던 생활유품과 사후 헌정작품, 1986년 빈민운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한 막사이사이상과 메달, 기념앨범 등이 함께 전시된다. 또 생전 함께 활동했던 동료들과 시민들이 말하는 제정구 선생에 대한 인터뷰 영상도 상영될 예정이다.뿐만 아니라 추모식 후에는 유홍준 교수를 초청해 고성군문화체육센터에서 인문학 강의를 마련, 군민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진만 회장은 “제정구 선생은 정치인이었으나 그보다 앞서 도시빈민과 고난을 겪는 이웃을 위해 베풀고 나누는 삶을 산 빈민의 대부”라면서 “선생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배우며 실천해 작은 제정구가 되길 바라는 뜻을 담아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제정구 선생 고성기념사업회는 올해 분기별로 계획을 수립해 제정구 생가를 수리, 복원하고 묘소를 관리할 계획이다. 또한 참배 행사는 물론 청소년대상 글짓기, 제정구 정신 알기 학습동아리 운영 등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나눔의 미학을 퍼뜨려간다는 계획이다.한편 1944년 대가면 척정리에서 태어난 제정구 선생은 대흥초, 고성중, 진주고를 거쳐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유신시절 학생운동으로 15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1970년대 초반 청계천 판자촌에서 야학을 시작한 후 서울 양평동 뚝방마을로 이주, 도시빈민들과 함께 생활했다. 1977년 양평동 뚝방마을이 강제철거되자 정일우 신부와 함께 경기도 시흥에 정착해 복음자리마을, 한독마을, 목화마을을 건설했다. 1980년대 들어서는 도시빈민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평생을 도시빈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공로로 고인은 1986년 정일우 신부와 함께 막사이사이상을 수상, 88년에는 정치계에 뛰어들어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다. 제정구 선생은 1999년 2월 9일 폐암으로 별세했으며 같은 달 국민훈장 모란장을 추서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