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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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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이선화 (디카시 마니아)
너가 있음 잠을 못 자
너가 없음 잠이 안 와
가짜 연인, 그는 괴물
시간은 바야흐로 자정을 향해 달려가고. 시인의 손에도 들려있는, 잠 못 들게 하는, 잠을 잘 수 없게 하는, 만인의 연인으로 군림하는 그의 저명한 이름 스마트폰! 중독에 빠진 자의 영혼처럼 몽롱해 보이는 이미지가 짧은 두 행 열여섯 자의 문자와 연합하여 무언가에 깊게 의존하게 하는 세상의 모든 ‘중독’에 대해 선명하고 강렬하고 울림 깊은 메시지를 던져준다.
가족과 지인들의 전화번호를 기억하는 뇌를 그에게 저당 잡히고도 빠져들다 거북목들이 되고 잠을 잊은 그대들이 되고 종내는 그가 없는 세상을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지 오래. 건전한 관계에의 소외로부터 와서 우리를 옭아매는 가짜 연인, 그는 그와의 병적인 관계를 인식 못하도록 우리의 생각을 꽁꽁 묶어 스물 네 시간 그에게 집착하게 만드는 괴물일 뿐.
역동적이어야 할 삶을 온통 그에게 길들인, 전두엽의 제어장치를 고장내버린, 선하고 적절한 경계선을 침범한, 숙면을 해치는. 약속을 쉬이 어기는, 무모한 행위를 합리화하는, 건강한 관계에 배신을 저지르는, 그리하여 고귀한 인간성을 추락시키는... ... . 빠져 나오라! 단 한 번뿐인 생의 귀한 시간과 의미와 삶을 빼앗고 있는 그의 갈퀴손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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