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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애 시인이 들려주는 디카시 196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8년 10월 12일
ⓒ 고성신문
맨드라미
강옥(수필가)

아스팔트 밑에는 흙이 있다는 믿음이
너를 살게 했구나
냉대와 무시 속에 허리를 곧추 세운 채


눈부신 자존
눈 떠보니 꼭 제 한 몸 겨우 발붙일 수 있는 곳. 사위는 온통 딱딱한 콘크리트, 자신을 향해 격려와 박수를 쳐 줄 아무도 없는 뼈저린 고독감, 자칫 목숨까지 앗길 수 있는 절체절명의 환경. 아흔 아홉 가지 부정하고 불평할 수밖에 없는 조건들이 자신을 옥죄고 있음에도 아스팔트 아래 자신의 뿌리를 깊게 내릴 부드럽고 따뜻한 흙이 있다는 하나의 믿음으로 내려주신 햇살 먹고 빗물 마시며 붉디붉은 열정의 꽃 피워낸 맨드라미여.
냉대와 무시의 먹구름을 견디고 나면 자존의 눈부신 태양이 반드시 찬란한 빛을 내리라며 꿋꿋이 인내하고 묵묵히 기다렸구나.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슴에서 손과 발까지의 거리가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보다 멀다는데 너는 머리로 네 상황을 기꺼이 수용하였구나. 가슴 그득 꺼지지 않을 열정을 키웠구나. 네 온 몸의 의지를 태워 갸륵한 고투를 하였구나. 허리를 곧추 세우고 꽃대를 밀어 올려 마침내 보배로운 한 송이 삶을 완성했구나. 
간신배들의 모함에 의해 죽임을 당하면서도 끝까지 왕을 지키고자 했던 한 충신의 피에서 피어난 꽃이라는 전설을 가진 너여. 지난 계절의 폭염과 장마도 너의 그 꼿꼿한 기개를 꺾을 수 없었을 거야. 그 충정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성정이 아니기에 어떤 것으로도 값 매길 수 없는 고귀한 생의 향기를 뿜어내는구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으면 어떠랴. 네 존재의 뜨겁고 충만한 빛이 찬바람 이는 계절의 모퉁이를 저토록 환히 밝히는데.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8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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