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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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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쁜 문장
김종태(시인)
더 이상 쓸 게 없는
마침표가 아니다
다시 시작하려고
숨 고르는 쉼표다
2018’ 인터미션 (,)
지난 주간은 많은 이들이 민족의 고유명절 중추절을 맞아 고향을 오가며 부모님도 뵙고 친지들께도 인사드리고 성묘도 하며 바삐 보내었을 것이다. 일상으로 돌아온 이번 주간이 휙, 하고 지나간다 싶더니 벌써 금요일이다. 돌아보니 2018년 열 번째 달의 첫 주간을 살고 있다. 12월의 마지막 날까지 남은 일수가 2개월 26일, 올해가 90일도 채 안 남았다. 이렇게 계산을 하고 있자니 마음이 자못 조급해진다.
동그란 몸에 꼬리를 달고 있는 쉼표(‚)와 닮은 나무, 그 그늘 아래 마른 길을 부지런히 걸어온 여섯 사람이 숨을 고르고 있다. 벤치가 없으니 앉아서 여유로운 쉼을 취하지는 못했을 듯. 땀이 흠씬 밴 신발을 벗고 맨 발을 식히기도 했을 듯. 윗옷을 벗어 바람에 흔들어 말리며, 걸어온 길을 뒤돌아서 굽어보기도, 목을 길게 늘여 앞으로 걸어갈 길을 바라보기도 했을 듯. 아직 써야 할 문장이 남아있는 지금은, 마침표가 아닌 쉼표의 시간.
올해의 4분의 3을 보낸, 남은 막바지 시간을 어떻게 맞이하고 보내느냐가 중요한 인터미션 타임. 잠시 멈추어 숨 고르기 할 때다. 어제와 오늘의 방향은 옳았는지, 위기를 기회로, 혹 내일에 있을지 모를 걸림돌을 디딤돌로 전환하는 시간으로 삼아야 할 것. 그리고 이후의 발걸음을 가슴 설레며 내딛을 것. 2018년 1월 1일의 소망 벅찼던 그 첫걸음으로.
* 인터미션(intermission) : 남은 공연을 위한 잠깐의 쉼과 준비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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