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한글을 깨친 두 늦깎이 학생이 희망글상을 수상했다.거류초등학교 문해교실 해오름반의 정형순·장갑선 학생은 경상남도평생교육진흥원이 지난 19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성인문해교육시화전에서 진흥원장상인 희망글상을 수상했다.이번 시화전에서 ‘호박’이라는 작품으로 수상한 정형순(75세) 학생은 호박이 익어가는 모습이 마치 늦게 시작한 한글공부지만 점점 실력이 늘어가는 자신과 닮았다고 노래했다.정형순 학생은 “집 뜰에 심은 씨에서 싹이 나고 꽃이 핀 후 열린 호박을 보면서 학교종 같아 마냥 예뻐 설레는 마음으로 쓴 글인데 이런 상을 받게 되니 얼떨떨하다”면서 “앞으로 더 열심히 배우고 공부하라는 격려로 알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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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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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작품 ‘호박’은 지난 6월 동시동화나무의 숲에서 개최된 제8회 열린아동문학상 시상식에서 소개돼 참석자들에게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장갑선(83세) 학생은 ‘나의 소원’이라는 작품에서 어려운 집 장녀로 태어나 제때 배우지 못한 한을 품고 살다 80살이 넘어서야 배움의 기회를 만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장갑선 학생은 뒤늦게 다니는 학교지만 공부친구들과 재미나게 배우면서 많은 책을 읽어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싶다는 소원을 담았다.장갑선 학생은 “한글을 배우지 못해 평생동안 답답한 가슴을 안고 살다가 나이 들어 배움의 재미를 느끼고 이렇게 글도 쓰면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어 하루하루가 행복하다”면서 “모든 문해교육과정을 마칠 때까지 공부친구들과 건강하게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며 친구들을 응원하기도 했다.이들을 지도한 송정욱 문해교사는 “담임으로서 수상의 기쁨과 함께 가슴 뿌듯한 보람을 느낀다”면서 “이분들이 살아오면서 글을 제대로 몰라 받았던 불이익과 아픔의 소회, 늦으나마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면서 진솔하게 마음을 표현해 큰 감동을 줄 수 있어 오히려 제가 감사하다”고 말하고 두 수상자를 격려했다.한편 거류초등학교 성인문해프로그램인 해오름교실은 어린 시절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한 19명의 학생들이 한 교실에서 초등학력 인정과정을 학습하고 있다. 3년간 초등 1~6학년 과정을 거친 후 수료하면 초등학교 졸업 학력 및 중학교 진학 자격을 얻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