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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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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김종순(시인)
받아주고 안아주며
눈부셔하는 교감
너를 살리고 나도 살아
서로에게 번지는 일
그래, 사랑이다
잔잔한 호수에 파문이 인다. 하나는 조금 큰 동심원을, 하나는 그보다 작은 동심원을 그리며. 고요한 파문이다. 시인은 저 파동(波動)을 사랑이라 말한다. 그래, 사랑이다.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윤동주-⌜편지⌟),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김소월-⌜진달래⌟), ‘오직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이 세상 전체를 비로소 받아들이는 것이다’ (안도현-⌜사랑한다는 것⌟) 등의 시들에서 말하고 있는 사랑의 다면성 너머 시인의 마음은 사랑이 사랑으로서 존재하는 그 본질적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사랑의 파장은 각이 없다. 모서리조차 둥글다. 찌를 줄을 모른다. 품을 줄만 안다. 두 개의 동심원이 필연으로 만난 접점에서 서로를 공명하는, 맞잡은 두 손을 모으고 자신을 낮추어 당신의 행복과 평안을 기도하는, 서로에게 번져감으로 오히려 서로를 살리는, 서로를 수용하고 안아 들이며 눈부신 교감을 이루는, 당신의 허물을 덮어주며 나의 존재가 당신의 마음에서 확인되는, 서로를 닮아가기를 열망하는, 당신이 숨 쉬는 것조차도 눈부시게 바라보는, 서로가 서로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주는, 더 많이 주고 싶어 하는, 남김없이 주고도 부족하다 느끼는, 나를 주되 목숨까지 내주는…….
더,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사랑, 그 이름의 아름다운 비밀을 시인은 이토록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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