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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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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숲 연못
이상옥(시인)
유년의 하늘과 키 큰 나무들
인화지처럼 찍혀 있다
디카시의 발원지 고성
한 사람의 지금, 여기가 있기까지에는 생애주기 내(川)의 징검다리들을 건너온 시간이 또렷이 존재한다. 한 사람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유년기를 어디에서 보냈느냐는, 그 사람의 유년 이후 생의 징검돌에 새겨진 뚜렷한 족적을 되짚게 하는 가볍지 않은 질문이다.
시인이 유년을 뛰놀며 뒹굴었던, 청년기와 장년기를 지나 이순의 세월을 넘어 귀향본능으로 발을 들인 여기, 장산숲. 장산숲 연못은 유년의 뛰어놀던 이마와 콧잔등을 흐른 땀을 싱그럽게 식혀주던 바람결이며 풀꽃내음이며 어머니 품속 같던 아늑함이며 시인의 영혼에 각인되어 있던 유년의 하늘을 그대로 인화한다. 울컥, 가슴이 뜨거워진다.
마음의 키를 함께 키웠던 유년의 숲지기 나무들이 아름드리 거목들이 되어 무수히 많은 가지들을 뻗어 연못 속 하늘 인화지에 저를 인화한다. 디카시를 창시하고 일구고 가꾸어 고성을 넘어 한국뿐 아니라 홍콩, 일본, 미국, 중국 등 세계로 뻗어가는 글로벌화를 이루어 낸 이(李)시인의 모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터. 디카시의 푸른 물관을 품고 하늘의 깊고 넓은 곳을 향해 뻗어가고 있는 검푸르고 싱싱한 저 가지들, 가지들을 보라.
고성군이 후원하고 한국디카시연구소가 주관하는 올해의 중요 행사, ‘2018 제11회 경남고성국제디카시페스티벌’이 이곳 ‘장산숲’에서 개최된다. 열한 번째를 맞이하는 이번 페스티벌이 디카시의 창시자 이(李)시인의 고향인 장산마을, 장산숲에서 개최되는 의미는 크다. 이번 행사는 제4회 디카시작품상 시상식과 제3회 한․중․인도네시아 대학생 디카시교류전과 제1회 중국대학생 한글디카시 공모전 당선작 디카시전과 제1회 경남고성디카시공모전 당선작 시상식 및 디카시전과 문학 강연, 디카시낭독회로 예년보다 다채롭게 진행된다.
오시라. 8월 25일 토요일 오후 3시, 디카시의 향연이 펼쳐질 여기, 장산숲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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