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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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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生)
이상옥(시인)
어느 길고양이는 가고
어느 길고양이는 오고
노랑 길고양이
여러 길고양이들이 영역 다툼을 벌인 결 노랑 길고양이가 최근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길고양이들 세계에도 나름의 질서와 룰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특정 영역의 지배자가 어느 길고양이냐에 따라서 생태 환경도 달라지는 것 같다. 리더의 역할은 짐승의 세계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노랑 길고양이는 혼자 먹이를 독식하며 이곳을 완벽하게 자신의 영역으로 만들어버렸다. 이곳에서는 노랑 길고양이가 제왕이다. 만약 다른 길고양이가 접근이라도 하는 낌새라도 보이면 선제적 대응으로 응징한다.
먹이를 먹고는 현관문 앞에서 전방을 주시하며 경계하거나 담장에 올라 앉아 경계를 한다. 또는 담장위로 걸어가며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기도 한다. 병든 길고양이가 이곳의 주인으로 있을 때는 공생 체제였지만, 노랑 길고양이가 장악한 후에는 독점 체제이다.
노랑 길고양이가 얼마나 오랜 동안 이곳의 제왕으로 군림할지는 모르겠다. 자리를 떠난 병든 길고양이가 지배력을 가졌을 때는 이곳이 지금보다는 평화 공존의 영토였다. 비록 병들었지만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위엄을 지니면서도 다른 길고양이들에게도 먹이를 먹을 기회를 제공한 것이니 포용의 리더십이라 할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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