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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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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비어가고 있다.인구가 줄어들면 학령인구의 감소 역시 당연히 따르는 결과다. 학생수의 지속적인 감소는 폐교 증가를 가져왔다. 현재 고성군내의 학교는 초등학교가 19개교, 중학교가 8개교, 고등학교가 5개교로 모두 31개교다. 폐교는 운영 중인 학교보다 더 많은 35개에 달한다. 학생수가 줄어들면서 향후 폐교의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학령인구의 지속적 감소2018년 6월 기준 고성군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8.05%다. 2003년 12월 군내 노인인구는 1만955명으로 전체 인구의 18.58%였다. 그러나 1년 후인 2004년 말 1만1천534명으로 20%를 넘어서면서 고성은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이후 2014년에는 전체 군민의 4분의 1 이상이 65세 노인인구로 나타나 인구절벽, 지역소멸 등의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고성은 읍지역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전형적인 농어촌의 특성을 유지하고 있다. 1차산업을 위주로 한 면 지역 특성상 젊은층은 마땅한 직장을 얻지 못해 지역을 떠나기 시작했다. 1960년대부터 본격화된 이촌향도 현상은 전통적 농어업을 기반으로 한 고성에서는 피할 수 없는 문제였다. 가임인구가 정주기반이 확실한 도시로 이동하면서 학령인구의 감소가 이어졌다. 그 결과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동의 수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다만 다문화 취학아동이 증가하면서 다소 늘어나 2년째 400명대를 유지 중이다.2006년 말 기준 5~9세 아동은 2천458명, 10~14세는 2천971명, 15~19세 청소년 역시 2천971명 등 학령인구는 8천400명이었다. 그러나 이후 매년 100명에서 300명 가량 급속도로 줄어든 학령인구는 10년 후인 2016년 말 6천432명으로 내려앉았다.
# 경기침체와 기반 부족이 불러온 악순환고성군내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 수는 396명으로 4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모두 19개교의 초등학교 중 올해 100명 이상이 입학한 학교는 164명이 입학한 고성초등학교 한 곳 뿐이다. 대성초등학교의 현 1학년은 모두 79명이다. 2007년 군내 19개교 1분교의 신입생이 모두 490여 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10여년 사이 100명 가량의 신입생이 줄어든 셈이다. 군내 초등 19개교 중 전교생 60명이 넘는 학교는 6개교가 전부다. 고성초등학교와 대성초등학교 등 읍지역 2개교를 제외하면 하이초, 대흥초, 회화초, 거류초 등 면 지역에서 재학생 60명이 넘는 학교는 4개교뿐이다. 경남도교육청은 1지역 1학교를 유지하면서 복식학급의 최소화를 추구하고 있다. 지난해 교원 정원 축소 발표와 함께 이에 따른 복식학급의 부활 가능성 등이 점쳐지기도 했다. 고성군내 초등학교들 중에서도 복식학급이 예상되는 곳이 몇 있었다. 다행히 올해부터 군내 모든 학교에서 복식학급은 사라졌다. 한 차례 위기는 넘긴 셈이다.그러나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진학하면서 또 한 번 학생수는 감소한다. 올해 3월 1일 현재 군내 전체 초등학생은 2천269명이지만 중학교는 학생수가 이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1천26명이 재학 중이다. 이는 초등 졸업 전후 타 지역 진학을 위해 외지로 유출되는 인원이 많은 것이 그 원인으로 지적된다.진주와 창원, 사천과 인접한 고성의 지역적 특성 역시 학교의 소규모화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하일면과 하이면은 고성읍과의 거리는 30분 정도지만 사천시와는 10여 분 정도에 불과해 사천과 진주 등으로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경기침체도 교육공동화를 부추기는 이유 중 하나다.10년 전 3천600여 개였던 군내 사업체는 2014년 4천500개를 넘어섰다. 조선산업특구 조성 이후 제조업체의 수는 꾸준히 늘어 일자리도 확대됐다. 2005년 1만5천 명이던 종사자는 10년만에 2만2천700명을 넘겼다. 그러나 사업체수와 종사인원이 늘어난다고 해서 경제적 성장을 가져온 것은 아니다. 비정규직, 임금체불 등의 불안정한 경제여건은 가족단위의 이주가 아닌 1인가구 이주로 인구증가에 큰 득이 되지 못했다. 또한 고용불안은 젊은 인구의 외지 이주를 불러왔다. 조선산업의 활황기에는 인구도 증가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조선기자재업체 소속 노동자들 중 학령기 아동이 함께 이주해온 가족단위 유입은 많지 않았다. 여러 가지 문제들이 겹치면서 최근 10여 년 사이 군내 학교들은 끊임없이 존폐위기에 처해왔다. 이는 고성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그러나 경제, 교육을 이유로 외지로 향하는 군민들을 붙들어둘 정주여건은 여전히 안정적이지 못하고, 이 악순환은 계속해 되풀이되고 있다.이러한 가운데 1990년대부터 폐교의 수는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현재 운영 중인 학교는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포함해 31개교지만 폐교는 그보다 많은 35개에 이르는 상황이다.
# 운영학교 31개교, 폐교는 35개군내 35개 폐교 건물 중 군내 자체활용 중인 폐교는 2곳이다. 이 중 2016년 폐교된 구 하일중학교 건물은 리모델링을 거쳐 지난해 3월 경남고성음악고등학교로, 1999년 폐교된 광일초등학교는 고성유치원으로 활용 중이다.1987년 매각된 상리초 신촌분교장을 시작으로 2016년 상리중학교까지 모두 20개 폐교건물의 매각이 결정됐다. 상리중학교는 하일중학교, 고성중학교 삼산분교장 등 3개교가 소가야중학교로 통폐합되면서 폐교됐다. 상리중은 상리면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 계획에 따라 공유재산심의를 거쳐 매입금액을 포함해 4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농촌중심이 활성화사업 거점 및 지역민을 위한 어울림문화센터로 재활용될 예정이다.일부 주민들은 폐교건물의 매각 이후 발생하는 수익금을 마을 발전 등 주민을 위한 사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 환원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대부 중인 폐교 9곳은 모두 유상대부 중이며 나머지 4개교 건물은 유상대부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유상대부 중인 폐교들은 대부분 교육문화시설로 운영 중이다. 삼덕초등학교는 황토천연염색교실, 회화중 구만분교는 도자기창작촌인 수로요보천도예창조학교, 영천중 영현분교는 곤충생태학교, 회화초 동창분교는 모시꽃공예, 삼락초등학교는 직업교육과 농산물재배·판매장, 양지초등학교는 체험장 및 청소년야영장, 영오초 영동분교는 유아체험교육 가족캠핑장, 상동초등학교는 사회복지 관련 교육 힐링 체험캠프장, 고성중 삼산분교는 도자기공예 문화시설로 각각 운영 중이다.거류초등학교 대장분교, 삼오초등학교는 건물이 노후해 안전사고 위험이 따르는 상황이라 추경 확보를 통해 안전진단 실시 후 대부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하일초등학교 장춘분교는 고성군이 하이화력발전소 건설근로자들의 기숙사로 활용할 계획임에 따라 대부가 보류돼있다.그러나 유상대부 중인 일부 업체 및 단체에서는 시설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거나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대부료 연체 등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주민들은 폐교를 마을 공공시설로 사용하고 싶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폐교는 지역의 자산이다. 운영 중인 학교보다 많은 수의 폐교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학생들이 떠난 학교를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본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