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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고성신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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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524m의 고성 연화산은 1983년 연화산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숲이 아름다운 산이다. 도립공원임에도 불구하고 산세와 자락이 생각보다 장엄하지도 넉넉하지도 않은 곳으로 수수하고 아기자기한 보통 이상의 산이라 여기면 된다.연화산 이름은 조선 인조 때 승려 학명이 쓴 고기(古記)에 ‘높이 선 산세에 연꽃이 핀 듯하다’고 기록된 데에서 유래했다.서쪽으로 연화1봉, 연화2봉, 동쪽으로 남산, 신유봉, 옥녀봉, 장군봉, 탄금봉 등 10여 개의 봉우리가 심산유곡을 이루고 있다. 계곡에는 맑고 깨끗한 물이 사시사철 흘러 연화팔경의 절경지가 자연경관의 극치를 이루고 있는 명산이다.
산의 북쪽 기슭에 옥천사와 백련암, 청련암, 연대암 등의 암자가 자리 잡고 있다.이번 산행은 연화산집단위락시설단지 입구에서 시작하여 암벽쉼터, 연화1봉, 느재고개, 연화산, 남산 황새고개, 청년암, 옥천사를 거쳐 출발지로 돌아오는 코스로 약 9㎞ 거리를 약 4시간 정도 소요되는 산행이었다. 4년 전 이곳 연화산 등산을 하였는데 당초 계획과는 달리 길을 잘못 잡아 남산에서 갓바위 코스로 빠지는 바람에 전혀 다른 방향 국도변으로 빠져 빙 둘러서 출발지로 돌아오는 추억이 있는 곳이다. 그래서 이번 산행은 산행 안내지도를 자세히 보고 계획한 순서대로 산행을 하여 산행안내도대로 제법 정확한 산행을 하였다.
# 공룡이 뛰어 다녔던 흔적이 선명한 곳연화산집단위락시설단지 입구에 주차장 옆 계곡 공룡발자국이 있는 산행로를 선택한다. 이곳의 공룡발자국은 소형 용각류 보행열 5개가 계속 바위에 움푹움푹 파여 있는데 이곳에 빗물이 고여 있어 공룡발자국인지 잘 알 수 있다. 불규칙하게 보이나 잘 연결해 보면 용각류 공룡이 걸어간 발자국임을 알 수 있다. 공룡발자국을 바라보며 데크 보행로 쪽으로 오전 10시경 산행을 시작한다. 등산로 입구는 데크 보행로가 잘 만들어져 있는데 숲속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등산로인지 계곡인지 잘 알 수가 없을 정도로 길은 비좁다. 산행 시작은 어느 산이나 마찬가지로 이곳 등산로도 제법 경사가 있고 힘든 등산로다. 숲이 꽉 찬 등산로는 어두컴컴하고 서늘한 바람까지 분다. 등산로에 흰 꽃송이들이 우수수 떨어져 있는데 자세히 보니 때죽나무 꽃이다. 이곳뿐만 아니라 등산로 곳곳에 흰 때죽나무 꽃송이들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데 지난밤에 비바람이 제법 분 것 같다.언덕길을 몇 번 쉬면서 오른 끝에 약 40분 정도 걸려 능선에 도착했다. 안내지도에는 암벽쉼터가 있다고 했는데 큰 암벽은 보이지 않고 작은 바위 몇 개만 보인다. 이곳에서도 잠시 휴식하고 간식으로 체력을 보충한다.지금부터는 연화1봉까지 이어지는 능선 길을 걷게 되는데 이 숲속길은 걷기가 좋고 편하다. 같이 동행한 10개월생 강아지 말티즈 ‘댕이’도 숲길 산책이 좋은지 즐거워 하는 모습이다. 1시간 30분 정도 걸린 11시 30분경 연화1봉에 도착한다. 산행 중간에 만난 등산객들과 서로 사진도 찍어주며 잠시 달콤한 휴식을 한다. 이곳은 정상인데도 불구하고 주변전망은 보이지 않는 큰 나무숲에 쌓인 연화1봉이라고 적힌 정상석이 있고 주변에 평상이 하나 있다. 연화1봉은 연화2봉으로 가는 등산로와 연화봉으로 가는 세 갈래 등산로가 있는 곳이다.
# 연화산 연꽃 잎을 걷는 기분으로 등산을 연화산 전체 등산로는 고목으로 이루어진 울창한 숲길로 산행 중 전망을 거의 볼 수 없다. 등산 도중 햇빛도 거의 볼 수 없다. 그래서 여름에 등산을 해도 햇빛으로 인한 자외선 걱정을 안 해도 될 정도다. 첫 번째 연화1봉 정복을 마치고 하산 길에 나선다. 아직 두 번째 연화산, 세 번째 남산이 남아 있어 힘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 오래된 참나무 숲길로 한참을 내려가다 보니 느재고개가 있는 옥천사 후문 쪽 길 지방도로가 나타난다. 이곳에서는 두 번째 봉우리 연화산으로 오르는 곳 느재고재는 울창한 편백나무 숲이 좋은 곳이다. 편백 숲속에는 드러누워 쉴 수 있는 의자가 곳곳에 만들어져 있고, 여러 명이 같이 쉴 수 있는 평상도 여기저기 마련되어 있는데 이날도 편백숲에서 휴식 중인 사람들이 많다. 편백숲은 피톤치드가 많이 나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정보 때문에 이곳은 갈모봉산림욕장 다음으로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연화산 등산로에는 여러 곳에 나무로 만든 조각 작품이 많은 곳이다. 고목에 얼굴이 해학적으로 조각되어 있고 그 아래 ‘맑은 산에서 마음을 씻는다’는 淸山洗心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 전국의 유명 등산로에 죽은 고목을 이용하여 얼굴이 조각되어 있는 작품을 볼 수 있는데 이곳 연화산에도 조각가가 다녀간 듯 하다. 누군가의 재능이 여러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12시경 싸리고개에 도착한다. 이곳에서는 적멸보궁 사찰로 가는 길과 시루봉(소풀산)으로 가는 등산로가 있는 고개다. 싸리고개에서 쉼 없이 다시 연화산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연화산을 200m쯤 남겨둔 지점에 돌탑이 나타나는데 연화산 등산 4시간동안 유일한 전망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왼쪽으로 연화1봉과 오른쪽으로 신유봉과 장군봉을 볼 수 있고 그 가운데 계곡에 옥천사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옥천사는 지리적으로 연화산 꽃봉오리에 해당하는 가운데 지점에 앉아 있음을 알 수 있다.전망대에서 5분 정도 더 가면 등산 시작한 지 약 3시간 만인 오후 1시경 연화산 정상에 도착했다. 이곳도 울창한 숲속에 둘러싸인 정상이어서 전망은 볼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평상 1개와 간이 의자 몇 개가 있고 돌탑과 고목에 새긴 조각 작품 몇 점이 보인다. 등산객 몇 팀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맛있게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우리도 준비한 김밥으로 간단한 점심 식사를 마치고 곧바로 남산 쪽으로 이동한다. 연화산에서 남산으로 가는 길은 경사가 심하고 등산로 사정도 좋지 않아 조심스럽게 내려가야 되는 코스다. 한참을 내려가니 운암고개가 나타난다. 운암고개에서는 개천면 좌연리 운암골 마을로 가는 길이 있어 운암고개라고 불린다. 이곳에서 다시 남산으로 오르는데 경사가 매우 심하다. 남산 정상으로 오르면 동쪽으로 멀리 당항포 바다가 보이는데 숲이 우거져 보이지 않는다. 남산에서 왼쪽길 청련암 방향으로 길을 계획하지만 오른쪽 갓바위를 구경하고 오기로 한다. 갓바위는 바위가 마치 갓을 쓴 것처럼 보이고 그 아래 여러 개의 돌탑이 쌓여 있는데 갓바위는 전망이 좋은 편이고 개천면 좌연리 신평마을을 바라볼 수 있다. 갓바위 구경을 마치고 되돌아 온 후 청련암 방향으로 한참을 내려가면 황새고개가 나오는데 이곳 갈림길은 신유봉, 옥녀봉, 장군봉으로 계속 가는 등산로가 있지만 청련암이 있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하산 길에 나선다.# 화엄종 10대 사찰 중 하나인 옥천사사찰이 가까울수록 숲은 더욱 울창해지고 주변의 나무들은 수백 년을 넘긴 것 같은 자태를 하고 있어 엄숙한 마음마저 든다. 고목이 우거진 통로로 한참을 내려오니 포장도로를 만나는데 이 길은 옥천사에서 느재고개로 가는 길이다. 이곳에서 조금 지나 올라가니 옥천사 산내 암자 청련암이 보인다. 울긋불긋한 등이 여기저기 나란히 메달려 있는데 사찰에 온 편안한 느낌을 받는다. 청련암은 숙종 4년(1678)에 창건된 암자로 입구 쪽에 정조 말기 닥종이를 만들기 위한 무쇠솥이 그대로 남아 있다. 몇몇 등산객들과 같이 참배한 후 옥천사로 향한다. 연화산을 등반하는 재미 중의 하나는 연화산 자락에 둥지를 틀고 있는 옥천사를 둘러보는 것으로 천년고찰의 이 절은 가람의 배치가 섬세한 화엄 10대사찰의 하나다.현재 대한불교조계종 제13교구 본사인 쌍계사의 말사로 670년(신라 문무왕 10)에 의상(義湘:625~702)이 창건하였다. 대웅전 왼쪽에 달고 맛있는 샘물이 있어 이렇게 불렸다. 전설에 의하면 샘물에서 매일 공양미가 흘러나왔고 한 스님이 더 많은 공양미를 얻고자 바위를 깨트리면서 더는 물과 공양미가 나오지 않았단다. 그 뒤 노스님의 기도로 다시 약이 섞인 샘물이 솟고 그 자리에 연꽃이 피었다고 전해진다. 주변 풍광도 아름답지만 절 곳곳에 전통의 향기가 피어올라 순례 자체만으로도 의미있는 곳이다.옥천사 성보박물관에서는 3월 21일부터 6월 30일까지 영남 일대 유출 성보문화재의 귀환 ‘만행, 돌아온 성보전’ 문화재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 관람을 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 채 사찰 순례를 마친다.청련암과 옥천사를 거쳐 연화산집단위락시설단지 출발지로 돌아오니 약 9㎞ 등산로를 걸어 오후 2시경 4시간 정도의 등산을 마친다. 연화산 등산은 연꽃처럼 생긴 꽃잎 여러 개를 등산한 셈이다. 연화산은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에 선정된 산이다. 경관이 아름답고 오래된 사찰과 문화재가 많아 선정이 된 것으로 보인다. 연화산은 울창한 숲길 등산로로 전망은 별로지만 산림에서 나오는 숲의 향기를 맡으면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산이다. 코스에 따라 2~4시간정도 등산을 할 수 있고, 등산을 마치면 사찰순례와 연화산집단위락시설과 주변의 음식점에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연화산은 사계절 수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곳이다.“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