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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농사일을 하면서도 질펀한 노래로 시름을 잊었던 조상의 소리가 오정자공원을 가득 메웠다.(사)국가무형문화재 고성농요보존회는 지난 19일 상리면 척번정리 고성농요공연장에서 제33회 기획공연 대한민국민속음악대축제를 개최했다.개막식에서는 고성농요보존회 창립 당시부터 40여 년간 농요 전승과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이근희 씨가 공로상을 수상했다. 풍년기원제와 고성농요발굴비 제막식에 이어 상리초등학교 학생들이 그간 배운 농요공연을 펼쳐 박수를 받았다.
정혁상 회장은 “옛날 같으면 온 고성들녘이 등지소리로 울려퍼질 때지만 기계화로 인해 자취를 감췄다”면서 “이번 공연은 물론 지난해 12월 착수해 오늘 선보인 농요비는 회원들이 단합하고 소통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고성농요가 더욱 널리 알려지고 사랑받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신명나는 풍물과 멋스러운 춤사위가 돋보이는 선비춤으로 문을 연 이번 대한민국민속음악대축제는 통영에서 전승돼오는 칼춤과 북춤, 승전무가 이어져 우아하고 화려한 무대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머슴들이 도리깨질을 하며 소리를 주고 받으며 힘든 농사일의 능률을 높이고 해학적으로 고단함을 풀어내는 보리타작소리, 시집살이의 고달픔과 향수 그리고 친정부모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물레를 잣고 다듬이 방망이를 치며 마음을 달래는 물레소리가 이어졌다.
진도지방에서 초상이 났을 때 고인의 극락왕생을 기도하고 상주들의 슬픔을 달래는 의식인 다시래기(국가무형문화재 제81호)가 선보였다. 앞을 못보는 거사와 임신한 아내, 중이 상주 앞에서 민망하기까지 한 성적 농담과 행동을 주고받을 때면 관객석에서는 시원한 웃음과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고성농요와 오랜 기간 문화적으로 교류하며 친분을 쌓아온 순창농요 금과들소리(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32호)보존회의 공연이 펼쳐져 고성농요와 같은 듯 다른 모습을 소개했다.특히 이날 공연에서는 고성농요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창작무인 북춤 무대가 마련됐다.
처음에는 네 명의 고수가 북을 두드리며 흥겨운 무대를 꾸미다 사라지면 소고를 든 춤꾼이 상모를 돌리며 화려함을 더한다.무대가 이어지는 동안 관객들은 추임새를 넣기도 하고 공연 출연진과 함께 춤을 추기도 하는 등 흥과 신명을 나눴다.이날 고성농요전수관에서는 고성농요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판철 씨가 직접 제작하거나 수집한 물레를 전시해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