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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고성신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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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이상옥
달팽이처럼
몸으로 바닥을 쓸고 가는
사월은 너무 화사해서
중국 비자 문제로 이번 학기에는 고성집에서 주로 보낸다. 음 학기에 중국에 들어 갈 것 같다. 집 앞의 텃밭의 소나무도 전정도 이제 마쳤다. 소나무 어린 묘목을 촘촘히 100여 그루 심어 놓은 것이 자라 내 키보다 훨씬 커지고 가지도 무성하여 그냥 둘 수가 없어 지난 2월부터 틈틈이 전정을 해왔는데 이제 완료했다.
고성읍에도 좋은 커피숍이 많이 생겨 가끔 지인들과 커피도 마시고 정담을 나누는 즐거움도 크다. 중국 정주에서는 단골 북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글 쓰기를 주로 해서 고성에서도 그럴까 싶어 커피숍을 자주 찾아보지만 글 쓰기 편한 공간을 찾기는 쉽지 않다.
며칠 전 연화산을 오르다 몸통이 베어진 나무에서 새 순이 돋는 광경을 보고 걸음을 멈추었다. 죽은 것 같은 잘려진 나무에서 새 생명이 움트는 그 순간이 경이로웠다. 언뜻, 장애를 가진 분이 도로 바닥에 몸을 끌며 가는 모습이 오버랩 된 것은 무슨 까닭일까.
4월은 잔인한 계절이라고 한다. 생은 마냥 화사할 수 없는데, 온갖 꽃들이 다투어 피는 4월은 너무 화사해서 잔인하지 않은가. 고향 집에 있으며 커피도 마시고 지인들도 만나고 등산도 하며 여유롭게 지내는 것 같아도 생이 어찌 마냥 화사한 4월 같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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