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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비의
중국 대학생의 평범한 디카시이다. 겨울 나그네에게 있어 현실은 절반은 물이고 절반은 얼음이다. 겨울 나그네는 봄을 향해 걸어간다. 봄은 벌써 절 반쯤 와 있다. 이 평범한 디카시도 읽기에 따라서는 생의 비의도 보인다. 선과 악이 있고 희망과 절망도 있다. 생은 늘 반반이다. 밤과 낮이 절반씩 있는 것이 생이다. 매일 밤이 오고 또 낮이 온다. 낮이 오면 또 밤이 온다. 낮만 계속되지도 않고 밤만 계속되지도 않는다. 낮과 밤을 만드신 조물주는 생의 밤과 낮도 만드셨다. 겨울 나그네는 절반의 얼음과 절반의 물을 보며 봄이 오고 있는 것을 안다. 유기는 중국 정주경공업대학교 한국어과 3학년 학생인데, 이번 봄학기에 서울시립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왔다. 서울이 너무 좋고 한국 음식도 맛있다고 한다. 유기는 한국어과 학생들 중에서도 특히 한국을 사랑하는 우수한 학생 중의 하나이다. 유기는 뛰어난 학생이지만 유기 역시 겨울 나그네다. 봄이라는 희망을 찾아 한국에 온 겨울 나그네다. 유기만이 아니고 너도 나도 우리 모두 봄이라는 희망을 찾아가는 겨울 나그네다. 빚과 어둠이 교차하는 생의 길을 우리는 희망을 찾아 오늘도 걷고 있다. 얼음은 봄이 오면 녹는다. 봄이 오면 또 겨울도 온다. 그리고 또 봄이 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