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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없는 개가 훨훨 날 듯 우리 삶도 하늘을 날게 하소서

2018년 황금개띠해 무술년
눅개, 강새이밭골 등 개 관련 지명
인간과 가장 친숙한 동물, 개
1만4천 년 전부터 가축으로 사육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도 개 등장
무술년 조선경기 회복 기대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7년 12월 29일
ⓒ (주)고성신문사
2018년은 무술년, 개띠 해다. 십이간지 중에서 열한번 째 동물인 개는 서북서 방향, 시간은 오후 7시에서 9시, 달은 음력 9월에 해당한다.60간지 중에서 35
번째인 무술년의 무(戊)는 황금을, 술(戌)은 개를 뜻하니 올해 태어나는 아이들은 황금개띠라고 한다. 이름부터가 재물복이 넘칠 것만 같다.풍속화는 물론 역사 속에서도 개는 소박하고 평온한 일상을 보낸다. 게다가 오수의 개처럼 수많은 개들이 의로운 동물로 이름을 알렸다. 개는 천진하고 순수하다. 한 번 마음을 준 이상 믿음을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그래서 개띠해에 태어난 사람들은 우정을 지키고, 행동력이 끝내주는 사람이라고들 한다.# 용맹하고 충성스러운 대한민국 토종개1993년 백구 한 마리가 전국을 놀라게 만들었다. 1988년 진도에서 태어난 백구는 박복단 할머니와 살다가 대전으로 팔려갔다. 입양간 지 7개월. 백구는 비쩍 마른 몸으로 진도로 되돌아왔다. 자그마치 300㎞를 걸어서 말이다. 백구의 사연은 TV 프로그램은 물론 광고와 동화, 게임으로 만들어지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진돗개의 충성심이 돋보였다.한국의 토종개 중 누구나 제일 처음으로 꼽는 진돗개는 천연기념물 53호다. 특유의 충성심과 영민함 그리고 날렵한 몸매와 민첩하고 용맹한 특성이 자랑스러운 진돗개지만 2005년에서야 켄넬클럽(KC), 세계축견연맹(FCI)에 등록됐다.호랑이를 사냥할 때 대동했던 토종개도 있다. 개마고원을 누비며 시베리아 호랑이를 잡던 풍산개는 고립된 개마고원의 특성상 그 품종 보존이 더 용이했다. 일제강점기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지만 남북분단으로 해제되기도 했다.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풍산개 두 마리를 선물하며 관심을 끌었던 견종이기도 하다. 진돗개와 풍산개가 충성과 용맹의 상징이라면 벽사의 상징인 개도 있다. 덥수룩하고 순박해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눈빛만큼은 날카로운 삽살개다. 눈을 덮을 정도로 긴 털과 크지 않은 몸집이지만 귀신을 쫓고 액운을 물리친다는 삽살개는 한동안 한반도에서 자취를 감췄다. 털과 가죽을 생산하기 위해 일제가 무분별하게 잡아들인 탓이다. 다행히 뜻있는 사람들의 복원 노력 끝에 토종개인 삽살개는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뿐만 아니라 댕강한 꼬리가 특징인 댕견 혹은 동경이나 얼마 전 분양이 화제가 됐던 제주개도 한반도에서만 볼 수 있었던 대한민국의 토종개들이다.

# 사람과 친하지만 때로는 천한 취급 받는 개개가 인간과 가장 친근한 동물인만큼 개와 관련된 속담은 동물 중에서 가장 많다.흔히 보이던 물건이 급할 때 없으면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고 했고, 직업에 귀천 없이 열심히 벌어 값지게 쓴다는 뜻의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쓴다’, 해내기 어려운 일을 위해 노력할 때 쓰는 ‘개 발에 땀 나듯’ 등 좋은 의미의 속담이 있는가 하면 ‘개가 개를 낳지’, ‘개가 똥을 마다할까’, ‘개꼬리 삼 년 묵어도 황모 안 된다’는 등 천하고 비루한 의미의 속담도 많다. 흔히 하는 욕설 중에 유독 개가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개가 순종이나 의리, 수호와 용맹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인간에게 익숙한 동물이고 흔하기도 하니 천박하게 여기는 이유도 있어서이지 않을까.
# 개 전설을 가진 삼산면 눅개마을과 영오면 강새이밭골옛날 옛적 이야기다. 삼산면 어느 골짜기에 심한 가뭄이 들어 흉년이 찾아왔다. 기근이 이어졌다. 생계가 막막해진 마을 주민이 생선이라도 잡아먹을 요량으로 두포 앞바다로 향했다. 새벽 어스름에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고개 바로 아래에 엄청난 크기의 개가 떡하니 누워있는 것 아닌가. 오금이 저려 그대로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해가 뜨고 보니 개는 무슨, 산이 개의 형상으로 보인 것이다. 주민들은 정착했고 마을 이름은 개가 누웠다고 해서 누운개라 이름 붙였다. 세월이 흐르면서 누운개는 ‘눅개’가 됐다. 삼산면 두포리 눅개마을 전설이다.영오면 오동리에도 개 전설을 가진 곳이 있다. 따뜻한 물이 솟아 온수골이라고 불리던 곳에 불치병을 가진 손자를 살리려는 노인이 찾아들었다. 산신령의 도움으로 찾아낸 샘물로 손자의 병이 완치되자 피부병 환자들이 모여들었고 주민들은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결국 마을사람들은 샘을 없애자고 합의했다. 지나가던 스님이 샘을 없애려면 개 한 마리를 넣으라 했다. 주민들은 강새이(강아지) 한 마리를 샘에 빠뜨렸다. 신기하게도 샘이 말랐다. 이후 이 골짜기는 강새이밭골(강생이밭골)로 불리고 있다.
# 수많은 역사 속에 등장하는 개 이야기학계에서는 개가 3만 년 전부터 인간과 함께 생활했고 1만4천 년 전부터는 사냥이나 식량 등 필요에 의해 가축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4세기에 그려진 고구려 안악3호분 벽화에는 음식 냄새를 맡고 부엌을 기웃거리는 검둥개 두 마리가 그려져 있다. 같은 그림 오른쪽서 개 모양의 고기가 걸려있기도 한 것으로 봐서 당시에도 개고기를 먹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각저총에는 씨름꾼 사이 심판관의 뒤에 나무에 묶인 개가 있고, 각저총 널길 우벽에는 목에 검은 띠를 두른 누렁이가 짖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덕흥리고분에는 소의 고삐를 쥔 견우와 개를 데리고 있는 직녀가 있고, 장천1호분 예불 장면에는 불상 대좌에 사자개가 앉아있기도 하다. 무용총에는 말을 탄 주인 앞에 개가 있고, 수렵도에서는 말을 탄 무사 옆에 사냥개가 달려간다.개는 무덤을 지키는 문지기였고 동시에 불법을 지키는 사자였으며, 귀족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재산을 지키는 역할을 해왔다.삼국사기의 고구려조에서는 ‘유화부인이 다섯 되 크기의 알을 낳았는데 금와왕이 개와 돼지에게 주어도 먹지 않았다’는 대목이 등장한다. 이로 미뤄볼 때 한반도에서 개는 삼국시대보다 훨씬 이전부터 가축으로 사육됐다고 추측할 수 있다.문헌상 개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삼국지위동이전에 실려있는 부여의 관직 명칭이다. 말의 이름을 딴 마가, 소에서 따론 우가, 돼지에서 딴 저가와 함께 개 구(狗)를 붙인 구가가 등장한다.신석기시대 유적인 부산 동삼동패총에서는 온전한 형태의 개머리뼈가 출토됐다. 개의 뼈는 수렵 및 호신용으로 다듬어 몸에 지녔다고도 한다. 정초에는 잡귀와 재앙을 물리치기 위해 집 대문이나 광 앞에 개 그림을 그려 붙이기도 했다. 사람이 이승에서 저승으로 갈 때 그리고 환생해서 저승에서 이승으로 올 때 하얀 개의 안내를 받는다는 이야기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앙아시아와 동북아시아 일대에 널리 퍼져있다. 개가 주술적 목적은 물론 고구려 고분의 벽화와 마찬가지로 수묘의 의미도 있었고, 귀신을 쫓는 벽사의 의미도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 역사 속의 무술년 그리고 58년 개띠1418년 무술년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성군으로 꼽히는 세종대왕이 왕위에 올랐다. 1598년 무술년에는 정유재란으로 조선을 침략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병사하면서 조선에 있던 왜군이 모두 철수했다. 같은 해 말에는 노량해전이 일어났고 이때 이순신 장군이 적의 유탄에 전사했으며, 7년동안 지루하게 이어진 임진왜란이 끝났다. 1658년 조선 효종 재위 당시에는 청나라를 도와 러시아를 쳤던 2차 나선정벌이 있었다. 효종은 적은 수의 군사를 지원했지만 전과는 컸다. 이는 당시 뛰어난 사격술과 전술을 보여준다.가장 가까운 무술년은 1958년이다. ‘개띠’의 상징과도 같은 ‘58년 개띠’들은 이제 은퇴를 앞두고 있다. 1958년 당시에는 우리나라의 출생률이 절정이었다. 보통 베이비붐은 전쟁이 끝난 후나 불경기가 끝난 후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안정된 상황에서 출생률이 높아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전쟁이 끝난 1955년 이후 베이비붐 현상이 일어나 58년에 절정을 이뤘다. 58년 개띠들은 굴곡진 현대사를 가장 많이 겪은 세대다.전문가들은 58년 개띠가 2018년 은퇴를 시작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실수요자 감소나 자금유출 등 사회적으로 혹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8년에는 우선 2월 9일부터 시작되는 평창동계올림픽이 가장 큰 이슈다. 이후 6월 13일 대한민국 제7회 지방선거 및 재보궐 선거는 벌써부터 열기를 띄고 있다. 
# 황금개띠해, 서민 경제 더욱 나아지길황금개의 해를 앞두고 새해 경제사정을 낙관하는 시각이 우세하다.사주학자 김덕영 씨는 “조선업이 일어나면서 중공업과 자동차산업 등 연계 산업도 함께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정유년보다 경제가 발전하고 해외수출도 증가하며 시장에 돈이 돌고 내수경제도 이전보다 나아진다”고 내다봤다. 김씨의 말대로라면 조선산업 경기가 위축될대로 위축돼 악화일로를 걷던 고성 경제도 내년에는 숨통이 좀 틜 것이다. 사주학자 안준범 씨는 “지난해 연말에 정유년을 닭이 불벼락을 맞는 해로 표현했는데, 무술년은 개가 날아오르는 해”라면서 “오행의 관점에서 볼 때 힘이 굉장히 강해진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날개도 없는 개가 날아오른다니, 아마도 무술년에는 우리의 팍팍한 삶도 펄펄 날아오를 수 있지 않을까.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7년 12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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