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① 늙어가는 고성, 장애의 장벽을 허물 때
② 장애 없는 일상, 배리어 프리의 시작
③ 이동권 보장, 장애가 더 이상 장애일 수없는 일본
④ 같이 여행하며 깨닫는 가치, 배리어 프리 in 오키나와
⑤ 눈을 감고 걸을 수 있는 고성, 배리어 프리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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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고성신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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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 노인의 이동권을 보장하라
고성의 등록 장애인은 4천600여 명이다. 지난해 말 기준 1~3급의 중증 장애인은 1천23명이며, 1급은 308명, 2급은 672명, 3급은869명이며 3급으로 등록된 장애인 중 중복등록된 인원은 43명이다. 또한 4급 740명, 5급은 1천11명, 6급은 1천5명이다. 고성인구가 5만4천 명이니 군민의 8.5%가장애를 안고 사는 셈이다.
그러나 보행 및 이동편의 제공은 도시에 비해 뒤처지는 것이사실이다.실례로 고성군내 크고 작은 공연, 행사가가장 자주 열리는 고성군문화체육센터에는입구 진입부터 시각장애인 보행유도블록이끊어져 있다. 지팡이로 짚어가며 건물에 진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어지지 않은 유도블록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시설 및 장비 마련을 위한 비용 문제로 도입되지 못하는 저상버스, 엘리베이터가 있다는 이유로 설치되지 않는 휠체어 리프트 등은 장애인들의 외부 출입을 가로막는 또 다른 장애가 된다.고령으로 인한 신체적·인지적 장애도 큰범주에서 본다면 장애인들이 겪는 불편과 다르지 않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지고, 이동이나 보행에 타인 혹은보조장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고성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노인인구가 27%에 육박하는 초고령 사회다. 영현면은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50%에 달한다. 하일면과 구만면은 44%, 상리면 43%, 개천면42%, 마암면이 40%로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지역은 6개 지역이다. 읍을 제외한 고성군내 면지역 절반 가량이 노인인구 40% 이상인 것이다.노인인구의 확대만큼 그들의 사회활동 비율은 더욱 높아진다. 그러나 늘어나는 노인인구에 비해 그들의 이동과 보행을 보장해줄수 있는 법적 근거와 시설 설치 등은 발걸음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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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가 있어도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고성
앞서 진출입이 불편한 점을 지적한 고성군문화체육센터는 2층 공연장에 군내 최초로 시각장애인 배려석이 설치된 사례이기도 하다.문화체육센터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2층 공연장으로 진입하면 시각장애인배려석으로 향하는 통로가 있다. 시각장애인석은 공연장 내 객석 맨 앞줄로 지정돼있다. 대부분의 공연은 부득이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시각장애인석을 비워두고 있다.
공연장 객석 가장 뒤쪽은 휠체어배려석이설치돼있다. 휠체어를 탄 상태로 경사진 앞으로 기울어지지 않게 보호난간을 설치한 휠체어배려석은 객석 맨 뒤 좌우에 각 1곳씩설치돼있다.아쉬운 점은 시각장애인 배려석 중 일부구역이 무대 끝 음향장치와 너무 가까이 위치해있어 이 구역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경우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애인배려석은 고성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시도인 점, 그리고 노인과 장애인들의 문화향유 기회 등을 고려하면 이러한 배려들은 더욱 늘어야 한다.
강연이나 북콘서트 등이 열리는 고성도서관 세미나실 역시 객석 가장 뒤쪽에 휠체어배려석이 설치돼있다. 다행히 최근 지어지는 건물들은 배리어 프리 혹은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정하게 활용하고 있다.예를 들어 일정 규모 이상, 일정 인원 이상이 상주하는 사무실의 경우 장애인의 근무여부와 상관없이 남녀 화장실과는 별도로 장애인화장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의무사항이다 보니 장애인화장실 등의시설이 없는 경우 준공허가가 나지 않는다.다만 단차에 의한 사고를 막기 위해 턱을없애는 등 법이 정한 내용이 명확한데도 이테두리를 조금 벗어나더라도 크게 문제되지않는 점은 개선돼야 할 문제다.
# 열린 관광지로 거듭나는 고성
고성은 공룡발자국이라는 천혜의 관광자원이 곧 브랜드인 곳이다. 특히 3~4년에 한번 개최되는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는 70여 일간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고성을찾게 하는 대표적 관광 아이템이다.
고성군을 대표하는 관광지 중 한 곳이자공룡엑스포 주행사장인 당항포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열린관광지로 선정됐다.군은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2016년 열린 관광지공모사업에 선정돼 관광진흥개발기금 1억6천만 원을 지원받아 시설개선사업을 추진했다.
3D, 4D 상영관이 있어 당항포 내에서 가장인기있는 전시관인 주제관(다이노토피아관)과 당항만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하늘공원으로 향하는 25m 높이의 옥외 엘리베이터가 설치됐다. 이 덕분에 휠체어는 물론 실버카, 보행보조장구를 사용하는 장애인과 노인은 물론 영유아를 태운 유모차도 무리 없이 하늘공원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됐다.
군은 장애인 및 일반 화장실을 개선했고,휠체어를 타고도 불편 없이 이동할 수 있도록 장애인 주차장을 설치했다. 뿐만 아니라촉지 안내판을 설치해 시각장애인들도 안내판을 읽을 수 있도록 했으며 점자가이드북을제공하고 있다. 또한 전망대 역시 휠체어를타고도 접근할 수 있는 포토존을 설치해 당항포관광지 내를 무리 없이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장애인이나 노인,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들까지 모든 관광객이 이동의 불편 없이 즐겁게 여행할 수 있는 무장애여행지 즉 배리어프리 여행지가 된 것이다.어린이 관광객들의 압도적 인기를 차지하는 공룡박물관 역시 배리어 프리 관광지로변신하는 중이다.위치 특성상 다소 가파른 경사로를 통해진입할 수밖에 없는 공룡박물관은 주차장에서부터 박물관 입구까지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있다. 또한 오르내릴 수 있는 통로도 산등성이를 따라 완만한 경사로를 나무데크로조성해 이동에 불편을 덜었다.박물관 내에서도 각 층별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전시관 간의경사도를 낮춰 휠체어 등의 장비로 이동하는노인, 장애인들의 이동편의를 제공한다.
# 배리어 프리 도시로 거듭나는 고성
고성읍내를 걸어보자. 멀쩡한 신체지만 울퉁불퉁한 인도가 불편하다. 단차 때문에 빗물이 고이는 횡단보도나 뜬금없는 볼라드 설치로 행인이 피해다녀야 하는 인도는 비장애인에게도 불편하다.
시각장애인보행유도블록은 군데군데 끊어져 있다. 가로수와 붙어있거나 자전거도로위에 블록이 설치돼 있는 경우도 잦다. 보행안전을 위한 시설이 오히려 사고유발블록이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고성군은 내년 장애인 편의시설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5년마다 한 번씩 하고 있는 이 전수조사 이후 개선점이 발견되면 예산을 확보하는대로 보강하거나 신설한다.
고성군 행복나눔과 장애인복지담당자에따르면 군은 수시로 장애인주차 전용구역 표본조사를 실시, 현장점검을 통해 미비점이발견되면 시정명령하고 있다.
행복나눔과 관계자는 “신체적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대내외 활동에 제약받지않도록 이동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도시개발과 관계자는 “신설하는 도로에는배리어 프리 시설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오래된 인도의 경우 한꺼번에 개선하는 것은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예산이 확보 되는대로부분부분 재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들은 “해외사례 벤치마킹 등을통해 장애가 있거나 신체적 기능이 떨어지는노인이라 해도 불편함 없이 고성군내 어디든이동하고 걸을 수 있는 배리어 프리 도시로만들기 위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대안을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눈을 감고도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고성이 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지금부터 서서히 배리어 프리, 유니버설 디자인 도시로서 환경을 바꿔나간다면 고성은 슬로건처럼 ‘행복한 군민 살맛나는 고성’은 머지 않았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