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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최고의 교과서는 자연과 자아, 실용주의 교육 독일

학교가 아이들에게 맞춰야 한다는
생각, 클라렌탈학교
숲과 동물, 아이들이 함께 숨쉬는
자연속의 학교

성적보다 중요한 것은 자아, 알렉세이
폰 야블렌스키학교
수업 대신 4주간 연극하며 배우는
다양한 교과목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7년 10월 13일
글 싣는 순서
① 학생이 주인이 되는 학교, 한국형 혁신학교
② 성취보다 성장을 먼저 생각하는 교육 디자인, 핀란드
③ 학생이 행복하기 위해 어른의 고정관념을깬 덴마크
④ 자연 속에서 뒹굴며 배우는 실용주의 교육, 독일
⑤ 고성의 미래 경쟁력, 교육이 답이다
ⓒ (주)고성신문사

▣ 클라렌탈학교
# 지속 가능한 교육을 지향한다
“이 학교의 핵심은 아이들입니다. 학교에학생을 맞추는 게 아니라 학교가 학생에 맞추는 거죠. 개개인에 최적화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학교에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이 온통 시끌벅적하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줄만 알았다.학교 안에 이리 너른 잔디밭이 따로 있는 것만도 부러운데 학부모들까지 함께 하는 5학년의 캠핑 현장이다. 독일 비스바덴에 위치한 클라렌탈학교의 전형적인 수업모습이다.10년 전 개교한 클라렌탈학교는 생후 6개월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재학하고 있는 종합적인 실험학교다. 클라렌탈의 교육목적 중 하나가 ‘지속 가능한 교육’이다. 가르치기보다 생활 속에서 몸에 익히도록 한다는 것이다.

# 자유로운 수업으로 학습효과 UP
클라렌탈학교에서는 개와 말과 닭이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생활한다. 아이들은 언제든 숲속 오솔길을 걸을 수 있다. 학교 건물보다 숲이 더 많은, 그야말로 숲학교다.학교를 둘러보며 수업을 엿봤다. 책상은있는데 아이들이 없다. 아이들은 정면을 보고 수업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러그를 깔고바닥에 배를 대고 엎드린 채로 수업 중이다.교사까지도 바닥에서 아이들과 책을 보며이야기를 나눈다.옆 교실에서는 아이들이 제각기 다른 공부를 하고 있다. 어떤 아이는 알파벳 쓰기를연습하고 또 다른 아이는 그림을 그린다. 낯선 이국인이 교실에 들어가도 아랑곳하지않고, 하는 공부에만 집중한다. 그 중 두 명은 교실 밖 벤치에 앉아 수학문제 풀기에 여념이 없다. 학년이 높은 아이가 동생들에게수학 문제 풀이를 도와주기도 한다. 클라렌탈학교의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 학교는 미래 역량을 키우는 곳
클라렌탈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각자의 학습량을 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까지 교사는보조 혹은 조력자 역할을 한다. 아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목표를 달성하든 부정한 방법만 아니라면 그 형태는 크게 상관없다. 다만학습부진아나 정서불안 등 필요한 경우 특별한 전문가를 지원하고 있다. 기존 교과수업과는 별도로 우든워크, 기금마련, 사회봉사 인턴십, 여행하기와 같은 소셜워크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클라렌탈에서는 학교의 역할이 ‘아이들의미래에 필요한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라고생각한다. 클라렌탈에서는 숙제도 시험도 없다. 교과서를 가지고 집과 학교를 오갈 필요도 없다. 학교 안에 학생들의 공부방이 있고,학교 내에서 학습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한다. 5~10학년 혼합반에서는 인생의 계획을 직접 세우는 자발적 자기 설계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목표다. 대학 역시 이를 바탕으로 진학하게 된다. 클라렌탈에서는 교사 역시 매일 수업하면서 배운다고 생각한다.“점수보다는 아이들이 목표 수행을 위해어떤 방식으로 노력했는지 물어보고 답하는대화의 과정을 거쳐 평가합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하는 프리젠테이션에 더 중점을둬요. 당연한 것 아닌가요? 아이에 대한 정보는 성적에서는 나오지 않으니까요.”

▣ 알렉세이 폰 야블렌스키학교
# 자아, 사회성 발견이 교육 목표
아파트들이 줄지어 들어선 주택가에 흔하디 흔한 학교 건물이 보인다. 그러나 들어서는 순간 다양한 피부색의 아이들이 한데 모여있는 모습이 신선했다. 군데군데 히잡을쓴 아이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이민자가많은 지역이라더니 바로 이 학교, 알렉세이폰 야블렌스키학교도 다문화아이들이 많다.그래서인지 이방인 특히 자주 볼 수 없는 동양인 기자들을 신기해하면서도 친근하게 인사를 건넨다. 심지어는 학교에 머무는 동안다섯 번을 마주치면 다섯 번을 모두 인사할정도다.알렉세이 폰 야블렌스키에는 645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한 학급은 23~27명이다. 그 중 학습능력이 빼어난 아이들이 10명 정도, 조금 처지는 아이가 7~8명 정도니 성취수준이 다른 학급에서 제대로 학습할 수 있는방법이 필요하다. 그것이 알렉세이 폰 야블렌스키가 가진 문제의식의 출발점이었다.“보통 교과목 지식을 교육이라고 생각하기 쉬워요.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칠지 교과목 지식의 관점에서 주로 판단하게 되죠. 하지만 우리 학교에서는 에고 스트렝스(egostrength·자아의 완성)과 소셜 스트렝스(social strength·사회성)이 중요한 목표이자 과제입니다.”판하스테렌 교장은 알렉세이 폰 야블렌스키의 아이들에게 자신감과 자존감을 길러주는 것을 최고의 교육으로 꼽는다. 대개는 성적이 좋은 아이가 자신감이나 자존감이 높을 것이라 짐작한다. 그러나 판하스테렌 교장의 견해는 다르다.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 중재하고 조정하는 법, 프리젠테이션을 해봐야 자신감과 자존감이 커진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알렉세이 폰 야블렌스키에서는 아이들이 사회와 관계를 맺고 사회를 위해 뭘 할지 고민하는 사회성 강화,공공의식, 요양원 봉사 등 소셜 프로젝트를수행하며 팀원들간 교류하고 소통하는 것을늘 강조한다.

# 연극하며 종합적인 사고 키운다
알렉세이 폰 야블렌스키의 5~10학년 아이들은 1년에 한 번, 4주간 수업 대신 연극을 선보인다. 전 학생이 전문가와 함께 연극에 몰입한다. 교과 수업보다 스스로의 한계를 깨고 도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교육철학 때문이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열정과협력, 양보와 문제해결능력, 창의력을 기르게 된다.“연극에는 대사를 만들면서 국어를 익히고,무대와 의상을 디자인하며 미술을 배우는 것은 물론 배경음악을 통해 음악수업을, 극중인물이 역사 속 인물이라면 국사공부까지 하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그리고 출연자는 물론스태프까지 각각의 역할을 조율하면서 인간관계와 예의범절을 배우게 되죠. 종합적인 교육이 가능한 것이 바로 연극이라고 봅니다.”연극은 알렉세이 폰 야블렌스키의 다문화교육환경이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한 효과를얻는다. 무작정 적응을 강요하거나 교과 수업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끼리독려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더욱 효과적이다. 그렇게 보면 알렉세이 폰 야블렌스키의 사회성과 감수성을 키우는 예술 중심 교육은 지역사회와 아이들에게 딱 들어맞는 교육이다. 교과학습 수준의 향상보다 학교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교과서 수업 대신 예술로 모든 과목을 배울수 있는 교육 방식은 책상에 앉아 교사만 주목해야 하는 우리 교육이 배워야 할 점이다.어디에나 배움은 있는 법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주)고성신문사
“학교는 아이들의미래를 준비하는 곳”
알베르트 마이어독일 교육전문가
“아이들이 가고 싶은 학교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미래를 위해 준비할 수 있죠. 예전에는 무작정 앞만 보고 행진하는 방식의 교육이었다면 지금은 자유로운 왈츠와같은 학습이 필요합니다.”독일은 교육혁신이 가장 먼저 시작된 국가다. 또한 각 주마다 다른 교육정책을 펴고있어 한국과 비교하면 훨씬 복잡하다. 독일교육 전문가 알베르트 마이어 씨는 교사의책임은 단지 교과목 수업이 아니라 멘토링코칭, 카운슬링, 교육, 협력교사 지원 등으로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독일에는 다문화 아이들이 계속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만 100만 명의 난민이 독일로 향했다. 
마이어 씨는 난민 자녀들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독일어를 모르기 때문에생길 수 있는 교육적 불이익을 최소화하고,그들이 가진 다양성을 살아가기 위한 자양분으로 활용하는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라고본다.“학교는 마을로 나가야 합니다. 교실 안에서만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에요. 인턴십이나 프로젝트 중심으로 여러 교과가 융합된 접근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충분한 공간과 교사들은 물론 지역주민들의관심과 참여가 있어야겠죠.”독일에서의 교육은 ‘자유’가 우선이다. 자발적이고 호기심을 부추기는 활동을 통해학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음악, 문학 등 예술이 수학이나 외국어만큼 중요하다. 또한기본 교과목을 예술 수업 속에 녹여 소화할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학생뿐만 아니라 교사까지 팀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평가의 방법도 달라져야만 교육의 혁신이 가능해요. 점수가 아닌, 과정과흐름 속에서 대화하며 격려하고 인정하는방식이 필요합니다. 혁신적 학교를 만드는일은 누군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울타리에 갇히지 말고 남들이 무엇을 하는지 들여다보는 노력과 정성이 필요합니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7년 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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