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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고성신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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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① 늙어가는 고성, 장애의 장벽을 허물 때
② 장애 없는 일상, 배리어 프리의 시작
③ 이동권 보장, 장애가 더 이상 장애일 수 없는 일본
④ 같이 여행하며 깨닫는 가치, 배리어 프리 in 오키나와
⑤ 눈을 감고 걸을 수 있는 고성, 배리어 프리가 답이다
한국은 장애인을 보기 힘든 나라다. 고성처럼 작은 지역에서는 휠체어 같은 보조기구를 사용하는 장애인이나 노인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런 이들이 없어서가 아니다. 고성군에 등록된 장애인은 4천600여 명이고 노인은 고성군민의 26%가 넘는다. 이들이 외부 출입을 꺼리는 이유는 크게 보면 하나다. ‘불편하기 때문’이다.고성에는 휠체어 리프트를 찾기 쉽지 않다. 민원인들이 많이 오가는 고성군청만 해도 1층 민원실에서 5층 대회의실까지 이동 가능한 엘리베이터가 2011년에서야 운행되기 시작했다.시각장애인유도블록은 곳곳에 설치돼있지만 횡단보도로 들어서는 길목에는 볼라드가 설치돼있기 일쑤여서 실제 하얀 지팡이를 짚은 시각 장애인이 타인의 도움 없이 혼자 이동하는 것은 힘들다.노인 역시 신체적 기능의 노화로 인한 장애를 겪는다. 노인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는 고성에서는 이러한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 도쿄, 마음의 배리어 프리
일본 도쿄 시내에서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장애인을 만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지체장애인은 물론 노인들도 도움이 필요 없이 도보와 상점을 오간다.도쿄도는 지난해 8~10월 대면조사를 통해 도쿄 거주 18세 이상 장애인 수첩 소지자 279명, 보육 중인 사람과 외국인 565명 등 총 84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마음의 배리어 프리(곤란해하는 사람을 발견했을 때 적극적으로 돕는 자세) 관련 조사결과를 지난 3월 발표했다. 조사 결과 도쿄시민 5명 중 1명은 거리에서 곤란한 상황에 처한 사람을 발견하면 돕겠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시간이 있으면 돕겠다’고 답한 사람이 가장 많은 37%로 나타났다.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응답은 21%였다. 한동안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답변은 19%였다. 그러나 이는 장애를 ‘도와줘야 하는 것’으로 전제한 질문이다. 도쿄에서의 시설은 배리어 프리가 아닌 ‘유니버설 디자인’을 지향하고 있었다.
# 교통 배리어 프리법으로 이동 보장
우리가 흔히 봐온 시각장애인유도블록은 보도는 물론 정류장 이용 시에도 동일한 점자블록이다. 그러나 일본 도쿄의 지하철 등에 설치된 시각장애인유도블록에는 멈춤을 의미하는 형태가 추가돼 있다. 기존의 정사각형 점형 블록에 선형 블록이 추가돼 지팡이로도 쉽게 멈춰야하는 지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돼있다. 또한 블록이 일괄적으로 한 줄로 깔려있는 것이 아니라 꺾이는 구간과 계단 시작과 끝 구간에는 두 줄의 점자블록이 설치돼있어 안전을 더했다. 뿐만 아니라 횡단보도 역시 선형과 점형 블록으로 구분해둠으로써 볼라드 없이도 시각장애인이 스스로 멈춰야 하는 구간이라는 점을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가 봐온 노란색의 블록 외에도 일본에서는 다양한 디자인의 블록을 생산, 사용해 도시미관을 해치지 않고도 장애인의 보행 편의를 제공하고 있었다. 전철역에서도 유니버설 디자인은 쉽게 눈에 띄었다. 전철표를 구매할 수 있는 자동판매기는 휠체어에 앉아서도 돈을 넣고 표를 뽑는 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도록 낮게 설치돼 있다. 전철 승하차를 원하는 휠체어 이용자를 발견한 역무원은 엘리베이터에 체인을 걸고서라도 휠체어 이용자의 이동을 보장해준다. 또한 휠체어를 이용하는 승객이 대기 중인 경우 역무원은 휠체어 바퀴가 틈새에 빠지지 않도록 간이경사로를 설치해준다. 또한 휠체어나 보행보조기구를 이용한 승객이 전철에 완전히 탑승한 것이 확인된 후에야 출입문이 닫히고 출발하게 된다. 출입구가 있으나 어느 쪽으로 승하차하건 상관없는 우리나라 시내버스와는 달리 일본의 버스는 뒷문으로 승차 후 앞문으로 하차하도록 돼있다. 그러나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출구에서 승차를 요구하더라도 출구를 열어주는 일은 흔하다. 일본의 인도, 정류장 등의 시설은 휠체어나 이동보조기구가 드나들기 불편한 한국과는 달리 개방적이고 넓은 것은 물론 도로와의 턱이 없어 버스를 타는 것도 불편하지 않다. 장애인 등 교통약자는 물론 어린이나 유모차, 보행보조기구를 이용하는 노인들도 안전하게 승하차가 가능하다.장애인이나 노인의 승하차 때문에 출발이나 도착이 늦어져도 불평하거나 불만을 내색하는 사람은 없다. 마음의 배리어 프리가 보편화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00년 시작된 일본의 교통 배리어 프리법이 현재는 정착단계로 접어든 것도 인식변화를 앞당긴 이유 중 하나다. 고령자나 장애인의 교통에 관한 모든 장벽을 없애자는 취지로 출발한 교통 배리어 프리법은 앞서 말한 전철이나 버스 등 교통 행정의 변화를 가져왔다.
# 화장실도 유니버설 디자인
보통의 장애인 화장실이 휠체어 등 보조기구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데 기능의 초점을 맞췄다.그러나 일본의 다기능 화장실은 접근이 불편한 휠체어 장애인뿐 아니라 배설이나 배뇨가 불편한 장루장애인도 편히 일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접을 수 있는 기저귀 교환대를 설치해 영유아와 여성, 장애인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또한 세면대의 높이를 낮추고 세면대 주변에 보조시설을 설치해 휠체어를 탄 상태에서도 손을 씻는 등의 행동에 제약이 없다. 물론 높이가 낮기 때문에 어린이나 허리, 등에 불편을 겪는 노인들도 이용하는 데 불편하지 않다. 장애인 전용 화장실이 아니라 누구나 이용 가능한 유니버설 디자인 화장실이다.
# 모든 사람이 편리한 생활을 누리는 나라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를 겪은 나라다. 출퇴근 시간대를 제외하면 쇼핑이나 문화생활을 즐기는 노인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상점에서 물건을 문밖까지 들어다 주는 풍경이나 택시운전사가 직접 짐을 트렁크에 실어주는 것은 지극히 일상적이다.낮시간 카페에서 여유를 즐기는 고객 중 대부분은 고령인구다. 노천 카페에서 백발과 두꺼운 돋보기의 노인들이 담소와 함께 차 한 잔을 즐기는 것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100세 시대가 찾아오면서 서비스업종 등에도 고령의 신체적 특성을 반영, 배려한 편의시설들이 속속 나타나기 시작했다.악력이 약해지는 노인들을 위해 스위치나 손잡이의 강도를 조절하거나 근력이 저하되는 고령자들이 쉽게 이동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휠체어와 로봇의 활용, 조명을 조절해 저하된 시력에도 최적화된 일상 제공, 노인들이 특히 어려워하는 가전제품의 작동을 그림으로 표현한 디자인 등 고령자를 배려한 디자인은 곳곳에서 눈에 띈다.도쿄에서 상장기업 중 70%가 고령고객을 응대하는 부서를 별도로 설치할 정도로 고령자를 위한 배리어 프리는 활성화돼 있다. 노인과 장애인은 물론 성별과 언어를 떠나 모든 사람이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은 일본에 못지않은 고령화 속도를 보이는 고성 역시 필요하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법적 장치의 마련과 재원의 확보 등이 우선이 돼야 하는 상황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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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4 21:57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