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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아야 하는 현실
포장마차 주인의 한탄에 섞인 말이 삶이라는 것이 만만치 않음을 애써 보여준다. 주인의 심정도 몰라주고 마수걸이 영감은 오늘 외상하자고 한다. 한 컷의 사진과 언술이 결합되어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이 생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철학자나 지식인이라고 하는 이들은 때로 빵 문제보다는 형이상학적인 고뇌 속에서 삶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골몰하기도 한다. 서정주도 <무등을 보며>에서 “가난이야 한낱 남루(襤褸)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노래했다. 정말 가난은 한낱 남루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형이상학적으로 보면 충분히 그렇다. 그러나 삶은 형이상학적인 문제 이전에 먹고 살아야 하는 현실이다.
우리 속담에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말이 있다. 먹고 살기 위해서는 때로 못 할 짓도 하게 되는 경우를 두고 하는 것인바, 나쁜 짓을 합리화하는 건 아니지만 사는 문제가 그만큼 절실하다는 것을 언표한다.
사람들이 왕래하는 길목에서 포장마차를 하는 분의 절실한 심정만큼 마수걸이를 외상으로 하자고 하는 손님 또한 피장파장이다.
서정주는 같은 시에서 “청산(靑山)이 그 무릎 아래 지란(芝蘭)을 기르듯/ 우리는 우리 새끼들을 기를 수밖에 없다.”라고도 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