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고성신문 | |
어느 가을날 절집 뒷산 풍경, 소나무와 숲으로 우거진 오솔길 사이로 억새가 춤을 추고 있다.
아랫길 옆으로 보면 자연스레 다듬어진 황톳길과 나무 사이로 석양이 지는 광경을 보고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십 수년이 지나도 왜 모르고 살았을까 싶었다.
그래서 이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하고 반해 그 길들과 모퉁이를 즐기며 좋아했었다.
시대의 변화에 맞추면 옛 것들을 잃는 다는 아쉬움 속에 자연훼손이니 생태계 파괴니 하는 여담 속에 운치는 사라졌지만 최고의 남산체육공원으로 조성되었다.
혹독한 무더위가 끝나고 서늘한 저녁 남산에 오른다.
부끄러움을 느꼈다. 연세가 드신 어르신께서 먼저 “반갑습니다”하신다. “아 예 반갑습니다”며 맞받아 인사를 건넸다.
남산정 주위를 한 바퀴 돌다가 두 번을 만나는데 두 번 다 먼저 인사를 하신다.
얼마나 내 자신이 삭막하여 앞 뒤 지나치는 행인을 예사로 보았는지 황당할 따름이었다.
정신이 번쩍 들어 언젠가 가로등 대에 인사말을 달아 놓았는데 어울리지 않더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얘기를 듣고 남산을 오를 때 언뜻 본 것이 기억났다.
고성의 상징 공룡 가로등 아래 스마일과 오니, 고니, 지니, 시니 속에 “서로 인사를 나눕시다” “반갑습니다” “건강하십시오” “안녕하십니까” 라는 인사말 문구가 곳곳에 달려있다.
그런데 실행하는 이가 몇 분이나 될까? 물론 아는 이를 만나면 인사를 하지만 4~5월 지방선거 무렵은 체육공원에 인사가 번창한 것을 알고 있다.
남산을 사랑하는 모임에서 막대한 예산으로 건설적이고 활기찬 고성인이 되자는 의미에서 추진하였을 것이다.
많은 지역민이 체육공원을 찾고 건강 역시 좋아져서 얼마나 고마운 남산체육공원으로 거듭났는가.
의례적으로 공중에 달려있다는 관념을 버리고 우리 서로 인사말을 실천해 봄은 어떨까.
일상의 피로를 풀기 위해, 아님 혼자 하니 쑥스럽고 멋쩍어서 또 생각 중이라서 라는 이유는 있지만 오늘 우리가 쉽게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주어졌다는 것에 감사하며 이 공간을 만들기에 숨은 이 소리 없이 봉사하는 이들을 위해 실천해 보자.
이곳 저곳에서 인사 소리들이 메아리 쳐 울린다면 건강한 남산 체육 공원이며 체육공원을 구성한 이들의 뜻이 헛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잠시 잃은 건강과 정신을 쾌유할 수 있는 긍정적인 사고와 실천하는 남산 체육 공원인이 되도록 노력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