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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고성신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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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는 다들 쉽게 묻는다. 꿈이 무어냐고. 하지만 성인이 되고, 밥벌이를 시작하면 사람들은 더 이상 꿈에 대해 묻지 않는다. 그야말로 뜬구름 잡는 소리라 치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여기, 30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면서 또 한 번의 꿈을 갖는 이가 있다. 목여 이외순 씨, 그녀는 남들은 쉴 나이에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예술에 대한 목마름을 채우기 위해 지난 30여 년간 11가지가 넘는 공예활동과 무용, 운동 등에 조금씩 발을 담갔고 저의 아이들이 둥지를 떠난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서각에 빠져들었습니다. 이게 나의 길이다 싶더군요.”
해질녘 작업을 시작하면 새벽 4~5시, 미명까지 작업이 이어지기 일쑤였다. 잠을 꼬박 새고 출근하기도 부지기수였다. 직장에서 연수를 떠났을 때도 그녀의 작업은 멈추지 않았다. 하다 못해 명절에 전을 부치면서도 오로지 작품 구상뿐이었다.산청 출신인 이외순 씨는 원래 간호사였다. 울산대 병원에 근무하던 시절 처음 붓글씨를 접한 그녀는 10년 동안 동양화와 서양화, 도예를 가리지 않고 공부했다. 집 앞에 장승을 세우려 우연히 접한 서각에 매력을 느꼈고 이내 빠져버렸다. 무작정 공부하기 시작했다.“자연과 함께 하는 환경, 훌륭한 스승은 삶의 지고한 복락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작품 활동과 전시에 힘을 주신 목민 류현수 선생님, 제 서각에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글과 서예에 길잡이가 돼주시는 붓소리 강봉준 선생님께 깊이 감사합니다. 무엇보다도 누구보다도 가족이 없었다면 제 예술 활동은 그저 꿈으로 남았을 뿐이겠지요.”간호사는 병을 낫게 한다. 예술은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둘 모두 치유의 힘을 가졌다는 점은 그녀에게 마치 운명과도 같다.그녀는 30년 동안 고성군 보건소, 보건진료소에서 공무원으로 일했다. 그리고 꼭 그만큼의 세월동안 서각에 빠져 지냈다. 지난 30년간 개천예술대전 예술상과 경남도전 대상, 전주전통공예대전과 대한민국서각대전 등등 굵직한 대회와 전시를 휩쓸었다. 배우던 입장에서 이젠 산림청 산림연수원 서각강사로도 활약하고 있다.모든 예술은 결핍에서 출발해 치유로 완성된다. 그녀의 결핍은 예술의 혼과 끼를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나무 위에 글을 쓰고 깎으면서 스스로를 치유하고, 작품을 통해 사람들의 지친 마음을 다독인다.“최근의 작품 ‘서기집문’에서처럼 붓의 선질과 조형, 색, 율동의 4요소를 적절히 사용해 상생하고 서로 응집, 융합하며 의미와 이야기가 담긴 작품을 만들 것입니다. 또한 다른 장르들의 예술세계를 서각예술에 접목해 참다운 작품을 만들겠습니다. 제 끝나는 길이 어느 곳인지 모르지만 그 길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참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소박하지만 때로는 화려하고, 부드럽지만 강인한 그녀의 작품은 7일부터 10일까지, 경남과학기술대학교 100주년 기념관 2층에서 ‘목여 이외순, 서각과 글씨의 펼침’이라는 제목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