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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과 자야
이 디카시의 배경인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읽어보자.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 푹푹 이 내린다.// 나타샤를 사랑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내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즈넉히 와서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서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내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시인 백석이 사랑했던 자야와의 슬픈 사랑을 담고 있다. 현실에서 이루어지기 힘든 사랑이라 백석은 자야에게 만주로 도망 가자고 하고, 먼저 만주로 간 백석이 홀로 자야를 그리며 쓴 시가 바로 이 작품이다. 남북으로 갈려진 연인은 서로 평생 그리워하며 만나지 못했다. 남한에 남은 자야는 대원각을 세워 엄청난 재력가가 된다. 죽기 전 당시 시가 천억 원 상당의 대원각을 조건 없이 법정 스님에게 시주하여 오늘의 사찰 '길상사'가 된 것은 인구에 회자하는 바이다. “1천억 원 재산이, 그 사람 시 한 줄만도 못 해!”라는 자야의 말도 백석의 시만큼 유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