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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 협치의 첫걸음에 박수를

너그럽게 포용하는 ‘통 큰 정치’를 기대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7년 06월 05일
↑↑ 제재형 본지 논설위원
ⓒ (주)고성신문사
정치는 무대 위의 쇼처럼 인기몰이에 영합할 때 박수가 터진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파면으로 치러진 5·9보선에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의 첫걸음은 싱그러운 감동이었
. 국회 여·야당 대표부터 예방하고 통합과 협치를 다짐했다. 87%의 높은 지지율 속에 청와대에 입성한 문 대통령의 거동은 뭔가 ‘달라졌구나’ 싶은 감탄사와 더불어 국민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너그럽게 용서하고 봄비처럼 스며드는 ‘통 큰 정치’를 갈망하는 민의(民意)를 담아서…. 그러나 어느 야당 원로의 말처럼 허니문 기간은 두 주일로 끝난 듯하다. 마음이 급해서 너무 서두른 탓이다. 급할수록 돌아갈 줄 알고 찬물도 천천히 마시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땡전’에 식상한 국민들은 ‘땡문’에도 참을성 없이 곧잘 싫증을 느낀다. 지도자는 원칙과 약속을 지켜야 하고 상식과 어짊으로 다스려야 한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순리대로 풀리는 법이다. 스스로 공약한 5대 인사원칙에 저촉되는 인물을 총리·장관 후보로 지명하고 직접 기자들에게 발표했다.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병역면탈, 탈세, 논문표절에 걸리는 사람은 쓰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원칙 준수’가 정치인의 자격요건이라고 다짐 또 다짐한 문 대통령이다. 인사 청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자 ‘대승적 종합적 판단으로 수용해 달라’고 사정했다. ‘양해’를 구하면서도 ‘사과’는 하지 않았다. 그것도 참모회의 발언으로 대신한 것이다. 그래서 이낙연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은 제1야당(자유한국당) 의원이 모두 퇴장한 가운데 재적 과반수 선에서 14표를 보탠 164표의 찬성으로 어렵사리 가결된 탓으로 ‘반쪽짜리 총리’가 되고 말았다. 협치의 첫 관문에서 여야합의를 이루지 못한 진통난산이었다. 
5월 31일 국회 본회의 통과 즉시 임명장을 받고 저녁 6시 취임식에 나온 이낙연 총리는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의 산물”이라 전제하고 민생 갈등해소 현장을 책임지는 총리의 임무완수에 신명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부디 그리 되기를 기대하고 기도한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터진 사드(THAAD) 4기 추가 배치보고 누락 진상규명 사태에 관한 여야의 반응이 눈길을 끈다. “사드가 6기1조(六基一組)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인데 새삼 떠벌리는 것은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같다.”(한국당) “호들갑 떠는 것은 문 정부의 아마추어리즘과 무능을 드러낸 것이다.”(국민당) “군사안보 기밀사항을 은밀히 알아보지 않고 난리를 치는 것은 꼴불견이다.”(바른정당) 정치는 생물이라 이론대로 안 될 때가 많다. 경제와 마찬가지로 골든타임을 놓치면 일을 그르치기 쉽다. 합법적인 조치는 전광석화처럼 처결해야 한다. 그러나 잘못은 바로 시인하고 고치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 일찍이 과도정부 수반이던 허정(許政)은 말했다. “옆에서 논평하기는 쉬워도 당국하면 어려운 것이 정치요 행정이다.” 당장 손해 보더라도 약속은 틀림없이 지켜야 한다. 문 대통령은 국무총리 임명과정에서 ‘하나를 얻고 많은 것을 잃었다’는 세평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겨우 이틀을 참지 못하고 국회 통과 전에 장관후보를 지명, 발표한 것은 총리의 ‘제청권’을 묵살한 소치다. 듣기는 속히 하되 말하기는 더디 하라고 성경은 가르친다. 여섯을 듣고 세 번 생각한 뒤에 한 마디 말하는 것이 좋다. 헤픈 말 속에는 실수가 끼어든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된다. 말을 아끼고 돈 앞에 떳떳해야 어른으로 존경받고 지도자로 신뢰받는다. 모름지기 선입견과 편견을 버리고 바로 보고 옳게 판단해야 치국평천하의 길이 열릴 것이다. 청와대와 행정부의 말은 한 줄기로 나와야 혼선을 막고 질서가 잡힌다. 수석비서관이나 보좌관은 입이 없어야 하고 얼굴은 숨겨야 한다. 가만히 살펴보라. 중구난방이 아닌가? 일사불란하고 권위 있는 통치·행정을 알리기 위하여 청와대 대변인이 있고 정부 대변인이 존재한다. 일자리 상황판은 대통령 집무실이 아니라 고용노동부 장관실에 걸려야 옳다. 국정국사 교과서는 대통령 지시로 폐지될 사안이 아니라 역사학자들이 먼저 연구 검토해야 할 몫이 아니던가. 민주주의는 형식과 절차를 따진다. 대통령은 높이 날고 멀리 보는 대붕이 돼야 한다. 연미(聯美) 친중(親中) 파일(和日) 교러(交露)의 큰 그림을 그리고 실천하는 솔로몬 왕이 되기를 기대한다. 너무 서둘면 헛디디기 쉽고 급히 마시면 체하기 쉽다. 대통령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고 사는 스위스 국민이 부럽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7년 06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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