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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류초등학교 학력인정 성인문해교육 프로그램인 해오름교실이 개강 3개월차를 맞은 가운데 열정 넘치는 학생들이 한글 수업을 받고 있다. |
ⓒ (주)고성신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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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에 기역을 쓰면 각, 가에 니은을 쓰면 간!”군내 최초로 운영 중인 거류초등학교 성인 문해교육 프로그램 ‘해오름교실’이 개강 3개월 차를 맞았다. 해오름교실은 지난 1월 거류초등학교가 경상남도교육청 지정 문해교육기관으로 선정된 후 2월 신입생 20명을 모집, 3월 7일 입학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수업을 시작했다.초등학력을 인정받기 위해 이수하는 3단계의 교육과정 중 1단계는 초등학교 1, 2학년 과정으로 연간 160시간, 연 40주, 주 2회 4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모두 21명의 할머니 학생들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 거류초 해오름교실에서 한글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농번기가 시작되면서 하루 1~2명이 결석하기는 하지만 출석률은 90%에 가까워요. 열정이 대단하십니다.”송정욱 문해교사의 지도로 진행되는 해오름교실 수업은 현재 자음과 모음, 받침 등 음절 구성의 원리를 공부하고 있다. 현재 해오름교실에서는 초등학교 1, 2학년 수준에 해당하는 교육과정은 ‘소망의 나무’ 익힘책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이후 2단계 3, 4학년 과정과 3단계 5, 6학년 과정은 각각 240시간, 연간 40주, 주 3회 6시간을 이수하면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화요일과 목요일 오전 약 2시간 진행되는 수업은 글자 읽기와 쓰기, 받아쓰기로 진행된다. 읽기와 보고 쓰기는 잘 하다가도 받아쓰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최고령 정의두 할머니는 늘 받아쓰기 100점을 받는 우등생이다. “몸이 건강하면 공부는 천날만날 해도 재미난데 나이가 들고 몸이 안 따라주니 아쉽지. 그래도 학교 오면 신이 얼마나 나는지 모른다.”정의두 할머니는 물론 김삼순 부반장도 농사 짓고 학교 다니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천 평이나 되는 밭농사 다 지어야 되는데 학교 와서 글자 공부도 해야 되고 노인대학 가서 노래도 배워야 되고, 내가 몸이 열 개 스무 개라도 바쁘다. 그러니까 영감이 만날 그리 바빠가 우찌 사노, 함서 타박을 하지. 그래도 학교 다니니까 내가 젊어져서 좋네.
”해오름교실 할머니들은 봄가을 소풍도 같이 가고, 얼마 전에는 손자뻘 아이들과 운동회도 같이 했다. 문해교육과정에 참여하는 할머니 학생들도 거류초등학교 학생이니 교육과정을 함께 하고 있다. 또한 한글은 물론이고 노래와 율동을 곁들인 다양한 활동에 할머니 학생들의 흥이 넘친다.
학력 인정과 동시에 일종의 문화생활이니 희망자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주민들의 참여를 자연스럽게 유도한다는 점에서 해오름교실은 고무적 성과를 얻고 있다. 이는 점차 소규모화되고 통폐합이 거론되는 학교들의 새로운 대안이 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송정욱 문해교사는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이지만 그보다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그러면서 문해자들의 학습효과를 높이고, 끊임없이 학습동기를 부여해 지루할 틈 없도록 수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거류초 홍성표 교장은 “어르신들께는 학력인정과 배움에 대한 갈증 해소 역할, 학교에는 소규모화를 막고 교육공동체 형성, 어린이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인성교육이 가능한 일석삼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 내에서도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