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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세대의 슬픈 자화상

정채범 고성포럼 회원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7년 0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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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세대는 너무나 힘들게 살아왔다. 동족상쟁으로 피비린내 나는 참혹한 6.25동란을 겪었고, 이들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땅덩어리에서 지독히 가난과 모진 고
통을 감수하면서 생명을 이어왔다. 배가 고파 허리띠를 졸라메고 제대로 된 밥 한끼 못먹던 보릿고개가 있었고, 검정고무신에 옷이 없어 맏이가 입던 다떨어진 옷을 대물림 받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우리 노년세대는 자신이 못배운 한을 자식을 위해 손발이 부르트고 등골이 휘어지도록 땅을 일구어 왔다. 이렇게 살아 온 작금의 세대는 어떠한가? 어렵사리 키워 공부시켜 결혼까지 해주고 나니 부모 공양은 뒷전이고 자기 자식만 애지중지 키우는 세상이라. 지금 우리농촌엔 나이 많은 노인네만 어렵게 살고있다. 젊은이는 제 살 길 찾아 도시로 떠났고 혼자 남은 노인네들만 혼자서 외롭게 시골집을 지키고 있다. 힘들게 자식들을 키워 왔지만 자기네 살기 급급해 부모는 안중에서 멀어져간다. 옛날 고유 풍속인 경로효친이나 삼강오륜의 유교사상은 점차 사라져 가고 늙은 부모님들은 내가 빨리 죽어야지, 하며 눈물을 머금고 고통속에 사는 이도 많다. 젊었을 때의 힘든 노동으로 남은 것은 질병과 깊게 파인 주름, 그리고 거칠어진 손으로 일구어놓은 논과 밭, 그러나 자식들은 부모공양보다는 호시탐탐 잿밥에만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사람은 세상에 태어날 때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태어난다. 한 번 잡은것은 절대 놓지 않을 듯, 죽을 땐 반대로 두 손을 펴고 죽음을 맞이 한다. 옛날 세상을 호령하던 알렉산더 대왕은 죽을 때 자기 손을 무덤 밖으로 내어 놓아 달라고 유언을 했다. 왜 그랬을까? 그 해답은 세상을 움켜 쥐었던 그는 젊은 날에 엄청난 부와 명예와 금은 보화와 권력과 땅을 가졌다. 그러나 막상 죽음을 눈앞에 두고 보니 아무 것도 가져 갈 것이 없었다. 세상 사람들에게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간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한 것이다. 어느 시골 마을에 아주 인색한 자린고비 영감이 있었다. 하루종일 일밖에 모르던 영감님이 갑자기 돌아가셨다. 장례를 치르고 보니 장롱 속 깊은 곳에 수억 대의 현금을 감추어 놓은 것이다. 평생 제대로된 옷 한 벌, 맛있는 음식, 즐겁게 놀아 보지도 못하고 차곡차곡 돈만 모아 자식 좋은 일만하고 허무하게 세상을 하직한 것이다. 인생이란 살다 보면 젊었을 땐 즐길 수 있는 기회(젊음)는 있는데 능력(재력)은 없고 늙었을 땐 능력(재력)은 되는데 기회(젊음)은 다 지나가버려 아무것도 할수없게 된다. 노년세대들은 제대로된 삶을 누려보지도 못하고 아까운 청춘을 다 보냈다. 가수 안치환은 “인생은 나를 위하여 단 한 번도 술 한 잔 사주지 않았다”라고 노래했다. 어느 성당 신부님이 강론 하셨듯이 “장례비만 남겨놓고 남은 재산 자신에게 다 쓰고 가라”하셨다. 그래도 혹시 쓰다 남으면 자식한테 물려 주고 또 남으면 사회 환원도 하셔서 좋은 일도 해보자. 그리고 시간을 내어서 친구들과 어울려 해외여행도 다니고 옷장 속에 아껴둔 좋은 옷도 내어 입어보자. 늙으면 몸이 줄어 입지도 못하고 버린다. 지금부터 나만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보자. 그래야 내가 살아 온 보람이 있지 않을까. 이제라도 어렵게 모은 재산 고스란히 자식들에게 물려 줄 생각일랑 말고 나한테 다 쓰고 가자. 젊은 세대가 욕할는지 모르겠지만 요즘 같은 좋은 세상에 자기들은 다들 제 살 길 찾아 잘 살아 갈 것이다. 자식한테 기댈 생각말자. 죽고 나면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다. 노년세대 여러분. 다들 힘들게 사셨죠? 힘들게 살아온 내 자신의 보상으로 “마지막 남은 나의 인생, 달콤하고 아주 멋진 술 한 잔 사주고 가시지 않겠습니까?”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7년 0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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