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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고성신문사 | 영안실에서
변종태(시인)
다 떠 나 고 나 면
눈 물 맺 힌 별 만
가 슴 에 남 는 다.
풍수지탄
호접지몽(胡蝶之夢)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장자가 꿈에 나비가 되어 즐겁게 놀다 깨어보니, 자기가 나비의 꿈을 꾼 건지 나비가 자기의 꿈을 꾼 건지 알 수 없다는 고사에 나온 것이다.
함께 했던 많은 사람들이 떠났다. 가슴에 눈물 맺힌 별만 남기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고향집에 들릴 때면 어머니가 “왔나” 하고 반갑게 맞아주시던 어머니는 가슴 속에 가장 뚜렷이 눈물 맺힌 별로 계신다.
어젯밤에도 꿈에서 만나 뵌 것 같다. 어릴 때는 어머니가 외출이라도 하면 마음이 굉장히 불안했다. 그때는 어머니와 함께 있으면 아무 걱정이 없었다. 유년기에는 어머니가 삶의 전부였던 게 분명하다. 그때는 다른 것은 아무것도 필요가 없었다. 어머니만 계시면 그게 행복이었다.
언제부턴가 어머니가 곁에 없어도 아무렇지도 않게 되었다. 그건 독립적인 자아로 성장했다는 말일 게다. 어머니만 계시면 마냥 행복했던 유년시절이 그립다. 다시 아이로 돌아가는 것인지, 지금 만약 어머니가 내 곁에 계실 수 있다면 다른 것 없어도 다시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드는 것은 또 무엇 때문인가.
어머니가 보석이라는 사실을 유년기를 지나고 잊고 말았는데, 이제 뒤늦게 새삼 깨닫는다.
현실이 꿈과 같고 꿈이 현실 같기도 하다.가끔 꿈속에서 어머니와 함께 하는 순간이 더 현실 같을 때가 있다. 아마 풍수지탄 때문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