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고 못난 나라 ‘대한민국’
이진만 철성중학교 수석교사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17년 05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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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고성신문사 | 대통령 선거를 며칠 앞두고 나라의 돌아가는 모습이 심상찮다. 곧 새 정부가 들어설 정권 교체기임에도 불구하고 전임 정권의 꼬장질이 심각하다. 국민적 합의가 이지지 않은 사드를 야밤에 기습적으로 배치하더니 이제 비용을 두고 정부와 미국이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진실 공방까지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런 억지스러운 상황에 ‘대한민국’이 없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미국이 자신들을 위해서 가져온 무기 비용을 우리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그리고 원하지도 않은 상품을 억지로 떠안고 ‘도로 가지고 가라’고 말 한 마디 못하는 불쌍한 이 정부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 그 뿐이랴? 중국은 사드를 이유로 졸렬한 보복 행위를 하고 있고, 똥 싼 놈이 성낸다고 일본은 위안부 문제를 두고 도리어 우리에게 협의한 약속을 지키라며 따지고 있다. 북한은 어떤가? 연일 핵과 미사일로 위협을 하고 있지만 ‘제재와 압박을 가하겠다’는 추상적인 말장난이 모두이다. 그렇게 무능한 지도자들이 모여 있는 나라가 우리나라이다. 정말 답이 없는 정부이다. 그들이 잘하는 일은 국민들의 뜻에 반하여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밀어 붙이고, 그러다가 문제점이 드러나면 마땅한 대책도 없이 궁색한 변명만 하고 있는 게 고작이다. ‘혈맹인 미국은 반드시 약속을 지킬 것이고, 중국은 공식적으로 우리를 배타한 적이 없고, 일본과의 약속은 국가적 약속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게 정부가 내놓은 대응책이다. 그러면서 어떤 약속을 어떻게 했는지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하게 밝힌 적이 없다. 정말 무능한 정부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부끄럽다. 이제 무능하다 못해 이웃 나라의 작은 기침 소리에도 놀라 몸을 움츠리는 우리 모습이 서글프기 그지없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저 넓은 들판에서 말을 타고 달리던 기마 민족의 기상은 어디로 갔을까? 중국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치우천황과 광개토대왕의 위엄은 어디에 있을까? 수 없는 외세의 침략 속에서도 굳건하게 나라를 지켰던 우리 민족의 강인함은 어디에 남아 있을까? 주변국인 중국이나 일본의 역사를 바꿀 만큼 강력한 국가였던 ‘대한민국’은 이제 주변 국가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왕따 한국’이 되어 버렸다. 여기에서 치이고 저기에서 뺨을 맞는 글로벌 호구, 국가의 존망이 걸린 문제에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벙어리 국가, 전쟁이 나도 자의로 작전을 펼칠 수 없는 나라가 되어 버렸다. 주권 국가 중에 유일하게 전시작전통제권이 없는 불쌍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무기를 억지로 떠맡기고 돈을 달라는 미국을 향해 성조기를 들고 환호하는 어처구니없는 국가가 되어 버렸다.이렇게 ‘대한민국’이 큰 나무로 자라지 못하고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잡목이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낙후된 정치가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국가와 국민을 보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안위와 권력만을 좇는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 지도자들과, 색깔에 묻혀 앞뒤 가리지 않고 투표하는 유권자들이 이 나라를 이렇게 불쌍한 나라로 만들어 놓았다. 사악한 정치가들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마다 세 치 혀로 국민들을 잘못된 길로 이끌어 왔다. 불행하게도 역사를 되짚어 보면 몇 번이나 그런 어처구니없는 전철을 밟아 왔음을 알 수 있다. 동학 농민 운동을 비롯하여 3․1의거와 4․19혁명과 6․10 민주 항쟁과 광주 민주화 운동 등, 왜곡된 역사에 저항하는 범국민적 운동으로 새로운 세상을 열리려고 하면 꼭 어디에선가 밀짚모자를 쓰고 전문 농부임을 자처하는 정치지도자들이 나타났다. 그리고는 마치 자신이 가꾼 것처럼 생색을 내며 열매만 거두어가고 나무는 다시 말라 비틀어지는 악습이 되풀이되었다.이번에도 마찬가지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통과 비선 세력의 국정농단에 맞서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이게 나라냐?”라고 외치며 새로운 국가 건설을 요구했다. 그 결과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리에 관련된 권력자들은 구속되고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국민들이 원하는 그런 세상이 만들어질지 의문이다. 국민들이 고통에 허덕거릴 때는 코빼기도 내밀지 않던 농부들까지 합쳐 열세 명이나 되는 정치 지도자들이 대통령 후보로 나서 자신이 열매의 주인이라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 뿐이면 다행이다. 아직도 통하는 놀음인지는 모르지만 진보와 보수로 편을 나누는 종북 놀음으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현혹시키고 있다. 참 답답한 일이다. 보수면 어떻고 진보면 어떤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편을 나누고 갈등을 만드는 지도자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색깔을 떠나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지도자를 원한다. 진영 간의 싸움이 아니라 보수와 진보와 중도가 함께 손잡고 이 나라를 더 잘 살고 강하게 만들며, 희망이 있는 사회, 참여와 나눔의 있는 사회, 안전이 있는 사회, 개방적이고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지도자를 원한다. 이번 선거는 국민들이 만들어낸 소통의 광장이다. 그러기에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누가 변화를 원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그래서 올바른 선택으로 나라를 바르게 이끌고 나갈 참다운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내일이 어린이날이다.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있는 날이다. 손에 선물을 들고 웃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부끄럽다는 자괴감이 든다. 행여 아이들에게 우리 어른들의 추한 모습이 들킬까 봐 겁난다. 아이들이 우리들의 비굴한 모습을 본받지 않을까 걱정이다. 아이들에게는 정상적인 나라를 물려주고 싶다. 이웃나라의 패권 싸움에 끼어 눈치나 보는 나라가 아닌 국가의 자존심을 내세울 수 있는 나라, 슬프고 못난 나라가 아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물려주고 싶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 반드시 투표를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17년 05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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