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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홍 노루귀 - 정지원
나 항상 그대에게 솜털 뽀숭한분홍 노루귀이고 싶어라
노루귀꽃의 전설 누군가의 무엇이 되고 싶다는 건 참 아름다운 마음이다. 인간만이 이런 마음을 가질 수가 있다. 인간의 마음속에 이런 작은 선한 씨앗이 발화하여 문화예술도 꽃피우고 도덕이나 종교성도 탄생하는 것이리라.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 한다. 인간은 죄성을 지니는 존재이지만, 절차탁마하여 위대한 현자도 성자도 될 수 있다. 항상 그대에게 노루귀가 되고 싶다는 언술 한 마디가 더욱 큰 울림을 주는 것은 노루귀를 전설을 문화적 상징으로 거느리고 있어 더욱 그러하다. 옛날 산골에 나무꾼의 나뭇단 밑으로 노루가 급하게 와서 숨었다. 이어서 사냥꾼이 따라오며 노루가 어느 쪽으로 갔는지 묻는다. 나무꾼은 시치미를 떼며 모른다고 대답했다. 목숨을 구한 노루가 나무꾼의 옷소매를 물고 어느 장소에 도착하여 명당이라는 몸짓으로 드러 누웠다. 이를 알아차린 나무꾼은 그곳에 부모님을 모셨는데, 그 일로 후손 크게 번창했고 많은 공신들이 나왔다. 이 전설의 주인공은 함평 이씨이고, 노루를 만났던 고개를 노루고개라 하며, 경기도에 소재해 있다고 한다. 노루귀의 꽃말은 ‘당신을 신뢰한다’인데, 노루가 나무꾼의 품에 안긴 것도 결국 신뢰했기 때문 아닌가. 정말 노루귀처럼 생긴 꽃에 걸맞은 참 아름다운 전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