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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성공의 자양분은 고성인이라는 자긍심입니다”

삼산면 출신 재부고성향우회장 재외연합향우회장 역임
친구 부인의 농담으로 출발한 흙침대 사업 대박
신선한 생선으로 만든 깨끗한 액젓도 인정받아
고향 고성의 발전 위해 일익한다는 신념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7년 03월 20일
ⓒ (주)고성신문사
성공한 향우를 꼽을 때면 늘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인물이 있다. (주)흙의 강무웅 회장. 흙표 흙침대로 유명한 그는 성공을 과찬이라 한다. 고향 고성을 위한 일에도 늘 앞장서며 재부고성향우회장으로 부산향우회를 이끌기도 했던 그는 강 회장은 여전히 자신을 부족한 사람이라 칭하며 노력을 멈추지 않는, 청년 못지 않은 현역이다.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아직도 부끄럽습니다. 돈이나 명예로 성공을 판단하기보다 저 자신에게 당당한 것이 제 기준에서의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늘 저 혼자의 영달보다는 고향의 발전과 후배들의 성장을 위해 일조하고 싶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강무웅 회장은 몇 해 전 재부고성향우회장은 물론 재외고성연합향우회장까지 역임했다. 얼굴이 알려지거나 감투 쓰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도 아닌 그가 향우들을 대표하는 자리를 수락했던 것은 향우회의 이름으로 고향 고성을 위한 사업들을 해내기 위해서였다. 
그 대표적인 일이 선배회장들부터 해온 재부고성향우회의 장학회다. 장학회에서는 지역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에게 매년 장학금을 전하고 있다. 교육이야말로 지역 발전의 발판이라는 향우들의 뜻이다.
“어릴 적 마을 앞 포구에는 갯장어를 잡아 일본으로 가져가려는 무역선들이 대기하고 있었어요. 친구들과 함께 헤엄쳐서 무역선에 올라가면 뱃사람들은 하얀 쌀밥을 한 공기씩 주곤 했습니다. 그 맛이 어찌나 좋았던지, 무역이라는 게 늘 이렇게 맛난 쌀밥을 먹게 해주는구나 하는 생각에 사업가가 되겠다고 다짐했지요.”
그는 여름 한 철 갯장어를 잡아 수출하고 판매해서 먹고 살던 삼산면 출신이다. 부모님은 어장을 하는 넉넉하지 않은 어촌 살림이었고, 그때는 다들 고만고만하게 살던 시절이라 배불리 먹는 것도 쉽지 않았다. 소년 시절의 강무웅 회장은 그저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 그러나 자라면서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다.
삼산면 출신 강무웅 회장은 허릿병을 앓던 경험과 친구 부인의 농담을 놓치지 않고 사업 아이템으로 발전시켜 대한민국 최고의 흙침대를 만들어낸 집념의 사나이다.
ⓒ (주)고성신문사
“허리를 크게 다친 적이 있습니다. 도통 낫지를 않아 앓고 지냈어요. 할머니와 어머니가 온종일 밭일을 하고 와서 허리 아프다 하다가도 온돌방에 불을 지피고 뜨끈한 구들장 아랫목에서 하룻밤 푹 자고 나면 금세 활기를 되찾았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텃밭의 황토를 파다가 침대에 깔아 흙침대를 만들어봤어요. 일종의 자가 물리치료기였습니다. 반신반의하며 만들었던 그 흙침대 덕에 허리가 나았어요. 친구가 그걸 보고는 하나 만들어달라고 부탁하더군요. 그랬더니 친구 부인이 신랑 없이는 살아도 흙침대 없이는 못살겠다 하더라고요.”
사업의 성공은 아주 작은 계기를 놓치지 않는 시선과 집념에서 시작된다. 친구 부인의 농담이 강무웅 회장을 (주)흙의 회장으로 만든 셈이다. 침대는 한 번 사면 오래 쓰는 가구다. 그러니 내구성이 다른 어떤 가구보다 뛰어나야 한다. 그러려면 최고의 원자재와 부품이 필요했다. 
흙침대를 개발하기로 마음먹은 그는 전국에서 흙이 좋기로 소문난 곳은 모두 돌아다니며 황토를 모았다. 흙침대에 가장 적합한 흙을 골라내기 위해 밤을 새기도 일쑤였다. 화학첨가제가 아닌 천연 그대로인 흙의 힘을 믿었다.
가격을 먼저 정하는 일은 없었다.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내고서야 가격을 결정했다.
“초창기에는 비싼 가격 탓에 판매가 힘들었습니다. 더군다나 흙을 침대 위에 올린 생소한 제품이니 가족들조차도 반대했어요. 주변에서도 실패하기 딱 좋은 사업이라는 평을 했지요. 하지만 좋은 제품을 만들면 알아봐주는 고객이 반드시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사업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인내와 뚝심이다. 한 탕을 노릴 것이 아니라 기회를 기다리고, 좋은 제품을 제공하겠다는 결심이 있어야 한다. 강무웅 회장의 뚝심은 ‘자연’과 ‘전통’이었다. 뚝심으로 밀어붙인 흙침대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소위 ‘대박’을 가져다 줬다. 그러다 2008년, 침대와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액젓사업을 시작했다.
ⓒ (주)고성신문사
강무웅 회장은 고향의 청정해역에서 잡은 신선한 생선을 청결한 환경에서 젓갈로 가공하는 두도액젓을 운영하며 특화된 관광인프라를 구축해 고성의 경제발전에 일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 (주)고성신문사
“어느 날 TV에서 도저히 사람이 먹을 수 없는 불량액젓을 생산해 유통하는 업체들을 고발하는 방송을 보게 됐습니다. 액젓은 우리 고유의 발효식품이자 전통문화인데 저질 식재료로 취급받는 것에 분노했어요. 제가 어촌 출신이라 더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흙도 젓갈도 자연이 준 재료라는 것은 똑같다는 생각과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싶은 생각이 들면서 고향에다 50여억 원을 투입해 젓갈사업을 시작했어요. 제 생애 마지막 사업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날로 신선한 생선 어획을 위해 고성 앞바다의 정치망 어장을 사들였다. 그리고 멸치와 전어 등 갓 잡아 올린 생선과 2년 동안 간수를 뺀 국내산 천일염으로 액젓을 담그기 시작했다. 액젓을 담그는 방법과 기구들을 조금씩 개선했고, 청결을 생명처럼 삼아 깨끗한 액젓을 만들었다. 재료가 좋으면 맛도 좋은 법. 9년 전에는 무모한 도전이었던 두도액젓이 이제 홈페이지와 우체국쇼핑몰, 마트는 물론 정말 좋은 품질이 아니면 넘볼 수 없는 학교급식에까지 쓰이니 액젓 문화를 바꾸겠다, 내가 아니면 아무도 할 수 없다는 그의 신념이 맞아 떨어졌다.
강 회장의 액젓사업은 단순한 먹을거리 사업이 아니다. 미 FDA가 인정한 청정 고향해역의 신선한 생선으로, 최고의 액젓을 만든다는 자부심이다. 그리고 고성의 산업발달은 물론이고 지역민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힘을 보탠다.
그 뿐만이 아니다. 식약청의 HACCP 허가를 받은 액젓공장 견학과 인근 정치망 어장을 볼거리로 개발해 관광인프라가 구축되면 고성의 경제 발전에도 일익할 것이다. 그게 강무웅 회장의 마지막 원대한 꿈이다.
“고향 고성은 바다와 산과 들이 어우러지고, 물이 맑고 많아서 예로부터 아무리 흉년이 들어도 굶어죽는 이가 없다고 했습니다. 철기문화가 발달해 철성이라고도 불렸고, 소가야의 유구한 역사가 있는, 인물의 고장이지요. 그런 고향을 가진 고성인이라는 자긍심이 제 삶의 원동력입니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7년 0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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