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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팝콘
김달희
꽃겨드랑이 간지럼 태우던 바람
하나 두울 세엣
웃음꽃 피우더니
어느새 허공 속에
팝콘으로 열렸다
팝콘 같은 평화
지난 화요일 수업 시간에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시를 중국 대학생들에게 가르쳤다. 중국 정주에도 봄이 완연하다. 아파트 앞에도 목련이 막 피기 시작했다.
나라 잃은 시대의 백성으로 살면서 참담한 마음으로 시를 썼던 시인의 심경이 절절히 드러나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중국의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중국은 지금 누가 뭐래도 G2로서 당당한 대국이 아닌가.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고 절규한 이상화의 절망감을 다시 생각해 본다. 이민족의 수많은 침입을 받아온 나라, 급기야는 남의 땅이 된 식민지 백성으로 살아가는 한 지식인의 고뇌가 뼈에 사무친다. 봄꽃이 흐드러지게 핀 것을 팝콘이라고 즐길 수 있는 것도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일컬을 만큼 눈부신 성장을 한 조국이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가.
빼앗긴 조국, 남의 땅이 되어 있다면 봄이 와도 봄이 이미 아니다. 조국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인류의 역사는 어찌 보면 전쟁과 광기의 역사인지도 모른다. 평화의 시기는 그만큼 짧다. 봄꽃을 팝콘이라고 노래할 수 있는 지금의 이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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