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가 살아 있는 판결입니다”

"4년간 끌어 온 법정 소송을 이렇게 승소해 기쁩니다. 개인적으로 저의 명예를 회복하여 기쁠 뿐만 아니라

지난 2002년 2월 동부농협에 근무하다 해고된 이우영(48·고성읍)씨.

그는 8차례의 재판 끝에 고법으로부터 원고승소판결을 받아낸 후 그동안 힘든 과정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재판부는 동부농협은 이씨에게 집행금 1억5천4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씨는 지난 2002년 2월, 조합의 인사고과가 부당하게 됐다며 이의를 제기하면서 문제의 발단이 시작됐다. 그는 탄원서 등 복사용지 6박스 분량의 탄원서와 사건기록을 직접 써 변호사와 검찰, 법원 측에 제시하면서 눈물겨운 투쟁을 벌였다.

이씨의 주장을 동부농협 측은 조합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규정을 무시한 행동이라며 1년 6개월 동안 11번의 인사위에 회부, 지난 2003년 5월 12일에는 해고 조치했다.

이때부터 이씨의 힘든 법정 소송이 이어지면서 1심에서부터 부산고법과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고법 등 총 8회에 이르는 재판을 벌였다. 마침내 지난 8월 30일 고등법원으로부터 동부농협은 이씨를 원직복직 시킬 것과 1억5천400만원을 가집행 판결이 내려졌다.

이씨는 14일 오후 1시 통영지원 집행관 3명을 대동하고 고성동부농협에 전격 1억5천400만원 강제집행을 실시해 한 때 현금 1억 원이 인출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법원의 갑작스런 강제집행을 당한 고성동부농협은 은행 대금고에 들어 있는 현금 7천190만원과 현금지급기에 있던 2천800만원을 통틀어 9천990만원을 마련하자, 집행관은 10만원을 채워서 1억 원을 맞추도록 지시하고 농협직원이 10만원을 구해와 1억 원을 맞춰 지급했다.

이씨는 준비해 간 40kg들이 볏가마에 현금 1억 원을 담아 나오는 해프닝이 벌어졌던 것이다.

그동안 이씨는 지루한 법정소송을 벌이면서 모든 고민을 잊기 위해 마라톤을 하면서 힘든 나날을 달랬다고 한다.

이씨는 “남몰래 마음 고생을 한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며 “4년간 무료로 변론을 맡아준 염영선 변호사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