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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거슬러 순간을 붙들다

김청 작가 ‘공돌이의 푸른 산책길’ 수필집 발간
고성 출신, 공학박사 기술사로 50여 년 활동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7년 02월 10일
ⓒ (주)고성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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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은 이성이고 문학은 감성이다. 공존하기에는 분명 좁힐 수 없는 거리다. 50년이 넘는 세월동안 ‘공돌이’로 불리며 공학도의 길을 걸어온 사람이, 남들은 인생을 갈무리할 때인 나이 70에 문학인으로 걸음마를 내딛기란 절대 쉽지 않다.
고성에서 태어나 고성중까지 내내 수재 소리를 달고 살던 김청 작가는 통영고를 거쳐 연세대 화공과를 졸업하고 공학박사, 기술사로 생의 3분의 2 정도를 산업기술 현장에 있었다. 늘 기술을 개발해야 했고, 학생들을 가르쳐야 했으니 쉴 틈이 없었다. 김청 작가는 뒤늦은 문학입문에 이렇게 말한다.
“부질없는 욕망의 부스러기만 남아 결실의 곡식은 쭉정이뿐이라는 사실에 뒤늦게 탄식합니다. 이길 저길 살길 찾아 숨 가쁘게 달려온 젊은 시절의 꿈은 아스라한 허상뿐이어서 부랴부랴 나를 찾아 나섰습니다.”
일흔을 훌쩍 넘긴 ‘공돌이의 푸른 산책길’은 캐나다에서 온 ‘호야’라는 여인과의 인연으로 출발한다. 사실 호야는 사람이 아니라 호야 카르노사라는 이름의, 별 모양의 꽃 안에 또 하나의 별이 맺혀 동그랗게 모여 꽃을 피우는 식물이다. 
노구의 공돌이는 캐나다에서 건너온 이 아름다운 별 모양의 꽃을 보고, 지난 청춘을 떠올리고, 늘상 숫자에 붙들려 사는 일상을 미사여구 없이, 아주 담백하게 풀어놓는다. 문학과 과학의 얼핏 어울리지 않는 세상이 그의 글 속에서는 너무도 당연하게 어우러진다. 
그의 의식은 서울과 고향 고성을 오가고, 바다 건너 이국으로 향했다가도 다시 고향으로 되돌아온다. 70년 전 아이가 순식간에 공학도로 자라나고, 수백 수천 년을 거스르기도 하며 또한 남쪽의 끝 백록담에서 이 땅의 기상인 백두산 천지까지 단숨에 내달린다.
김청 작가는 줄곧 공학만 공부하고 가르치다 일흔 살, ‘한국문인’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했다. 그런데 2년 후에는 시로 또한 3년 뒤인 지난해에는 소실 ‘지게’로 신인상을 받았으니 문학에 대한 그의 열정 또한 남다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 푸른 산책길 따라 사색하며 나를 경작해보려 합니다. 늘 허전하고 공허하기만 했던 마음속 빈 자리를 글의 열매로 채워가며 젊은 시절의 문학에 대한 향수와 갈증을 풀 수 있으리라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7년 0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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