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옥 교수의 해설이 있는 디카시-116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17년 0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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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자 시인
겨울과 봄 사이
2분의1의 계절
이건
새참이야.
새참 이고 오시는 어머니 | | | r />
새참이라는 말 참 정겹다. 새참이라는 말 요즘 잘 안 쓰는데, 사전을 찾아보니, ‘일을 하다가 잠시 쉬는 사이 먹는 음식’이라고 풀이하고, 그 용례로 ‘새참을 이고 오는 어머니의 모습이 정겹다’, ‘논둑에서 새참을 먹고 탁배기도 한 잔씩 마셨다’라는 게 나온다.
아련한 영상이다. 어린 시절 농촌의 너무 익숙한 풍경 아닌가. 새참을 이고 오시는 어머니라는 말만으로도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그 어머니들은 다들 어디로 가셨을까.
그 분 한 분 한 분들이 계셨기에 오늘의 내가 있고 네가 있음은 물론이다. 되돌아가고 싶은 그리운 시절이 아닌가. 지금은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이 풍요로운데, 그 시절이 왜, 가슴 시리게 그리운 것일까.
지금 이국의 학교 앞 커피숍에서 노트북으로 이 글을 쓰고 있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하여도 논둑에서 새참을 먹고 탁배기도 마시며 가난하지만 정겹게 살았던 것 같다.
새참이라는 말 하나가 이렇게 아련한 추억 속으로 이끌어간 것이다. 새참을 먹던 농경사회와는 삶의 방식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지금은 디지털노마드라는 말이 오히려 진부하게 느껴질 만큼 한 공간, 한 지역, 한 국가에 머물지만은 않고, 먹이를 찾아 끊임없이 이동하는 철새 같은 삶을 산다.
벌써 새참 같은 개나리 꽃봉오리를 보니, 봄도 멀지 않았다. 또 봄이라는 희망을 기다려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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