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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걷고 빛을 여는 붉은 닭의 해

십이간지 중 유일한 조류, 닭
입신출세와 부귀공명을 상징
삼국유사 등 역사서에 신화 기록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7년 01월 09일
닭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우리 민족과 친숙한 가축으로 민화나 조각 등의 민속예술에도 자주 등장한다. 사진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혜원 신윤복의 작품 ‘닭’
ⓒ (주)고성신문사
십이간지 중 유일한 날짐승, 닭의 해다. 그것도 붉은 닭의 해, 2017년 정유년이 밝았다.
머리 나쁜 사람을 빗대 ‘닭대가리’라는 비하 섞인 표현을 흔히 쓰곤 한다. 그러나 사실 닭은 용맹하고 어질며, 잡귀
를 몰아내고 복을 부르는 상서로운 짐승이다. 
닭의 붉은 볏은 문(文), 날카로운 발톱은 무(武), 적을 앞두고 싸우는 용맹함(勇), 먹이는 반드시 무리와 나눠먹는 인(仁), 때에 맞춰 새벽을 알리는 신(信)은 닭이 가진 오덕(五德)이다.
지금과는 달리 옛사람들은 밤을 영혼의 세상이라고 믿었다. 어둠 속에서 온갖 잡귀와 마귀들이 판을 치다가도 닭 울음소리에 놀라 사라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상들은 닭을 벽사와 초복의 동물로 여겼다.
캄캄한 어둠이 채 물러나기도 전에 세상을 깨우는 닭의 울음은 여명을 상징한다. 새벽을 알리는 닭의 울음소리는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고, 닭은 신통한 짐승이라 서조(瑞鳥)로 불렸다.
인도에서는 고구려를 쿠쿠테스바라(Kukutesvara)라고 불렀다는 기록이 남해기귀내법전(南海寄歸內法傳)에 전해온다. 산스크리트의 쿠쿠테는 닭을 의미하고, 에스바라는 귀(貴)의 의미다. 고대 인도인들은 고구려 사람들이 계신을 숭상해 닭의 깃을 머리에 꽂는다고 생각해 계귀국이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이런 기록들로 미뤄보면 닭은 상고시대 이전부터 우리 민족과 함께 하는 동물이었다.
닭은 새로운 위인의 탄생을 상징한다. 2천 년 전, 신라 4대 왕인 탈해왕이 재위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금성(경주)의 서쪽 숲에서 닭 우는 소리가 들렸다. 재상 호공이 가보니 나뭇가지에 금궤가 걸려있고 흰 닭이 궤 아래에서 울고 있었다. 궤짝 안에는 귀한 자태의 남자아기가 있었다. 탈해왕은 하늘이 준 아들이라며, 지혜가 뛰어난 아이에게 알지(閼智)라 붙이고, 금궤에서 나왔으니 성을 김(金)이라 했다. 경주김씨의 시조, 김알지 신화다.
조선시대에는 관직에 오르고자 하는 이들의 서재마다 닭 그림이 있었다. 닭의 머리에 솟은 ‘벼슬’이 관직을 뜻하는 ‘벼슬’과 발음이 같고, 볏이 달린 닭의 머리가 입신 후 관을 쓴 머리와 비슷해 입신의 의미를 담았기 때문이다.
이순신 장군이 진도의 울돌목에서 수군선 겨우 13척으로 왜선 330척을 상대로 격전을 벌여 대승한 명량해전은 1597년 정유년 9월이었다. 그로부터 300년 후인 1897년에는 나라의 위신을 바로 세우고 자주독립국가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려는 고종이 국호를 대한제국, 연호를 광무로 정하고 황제로 즉위했다.
닭은 풍요와 다산을 의미한다. 또한 붉은 색은 총명함을 상징한다. 누구보다 먼저 새벽을 여는 우렁찬 닭의 울음소리는 희망과 개혁이다. 2017년 붉은 닭의 해, 정유년에는 대한민국의 모든 어둠이 걷히고 새로운 희망과 빛의 세상이 열릴 것이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7년 01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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