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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마을 골목길이 명품관광 거리로 탈바꿈

스위스 루가노 연중 축제가 끊이지 않아 관광객 유치
Old&New 조화롭게 어울어져 명품거리 연출

하현갑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6년 12월 16일
글 싣는 순서
① 지역관광발전의 힘은 지역민
② 슬로푸드 발상지는 시골마을 이태리 토리노 브라
③ 골목길이 만든 명품관광지 스위스 루가노
④ 태양에너지 독일 프라이부르크 그린시티 보봉마을에서 배운다
⑤ 한국관광 현주소와 다시 찾는 고성 글로컬브랜드 만들어 나가야

스위스 루가노 페시나 거리엔 약 80년 전부터 장사를 하고 있는 식료품 가게들이 즐비하다.
ⓒ (주)고성신문사
헤르만 헤세가 말년을 보낸 티치노주의 루가노 지역은 스위스에서 유일하게 이탈리아어를 쓰는 지역이다. ‘스위스 속의 이탈리아’라고 불리는 이 지역은 이탈리아와 거의 구분이 가지 않는 지역으로 인근 꼬모호수와 더불어 기차와 차량으로 쉽게 오갈 수 있는 곳이다. 알프스 산을 넘어가 위치한 내륙지역과 달리 프리 알프스 지역(알프스 근교)이어서 비교적 낮은 산과 호수가 있는 지역이다. 
루가노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뜨거운 기운을 잠재우며 여행자를 맞이한다. 스위스 루가노는 스위스 남부 티치노 주에 있는 도시로 8세기 무렵부터 사람들이 살았다. 프랑스에 점령됐다가 1512년 스위스로 포함됐다. 
1798년 헬베티아 공화국이 성립했을 땐 루가노 주의 주도였으나 루가노 주가 티치노 주에 통폐합되면서 루가노는 행정 중심지이기보다는 스위스의 이탈리아 문화 중심지로 발달했다. 이탈리아 양식 건물이 많고, 15세기에 건설된 대성당이 유명하다.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로 아름다운 바다를 끼고 관광산업이 발달한 루가노는 스위스에서 세 번째로 큰 경제 도시다. 2015년에 티치노 주에서 관광객이 숙박한 일수는 218만345일이며, 루가노에서만 약 48만1천 일을 자고 갔다. 인구가 6만 명도 되지 않는 루가노의 매력은 역사와 문화, 패션이 공존하는 골목길과 축제, 루가노 호수를 품고 있는 어촌마을들이다.  

# 역사·전통가 숨쉬는 골목 ‘비아 페시나(Via Pessina)’ 
페시나 거리는 루가노 지역 전통이 살아숨쉬는 골목이다. 1937년부터 이어져온 자그마한 식료품 가게와 과일 가게, 보세품 가게가 고풍스러운 골목길과 함께 줄지어 서 있다. 식료품 가게는 스위스와 이탈리아 사람들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신선한 식재료와 건강을 담은 음식들로 가득하다. 치즈와 햄, 생선과 해산물, 샐러드와 햄버거, 고기와 야채를 곁들인 도시락들이 관광객들 시선과 입맛을 붙잡는다.
어촌마을이었던 루가노는 어부들이 지역 경제를 주도했다. 어부들이 고기 잡는 생활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려고 관광 거리를 조성한 것이 현재 페시나 거리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이런 모든 변화를 루가노 시가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이뤄냈고 세계 관광도시로 발전시켜왔다는 것이다.
스위스 루가노 나사 거리엔 세계 명품 가게들과 전통 식료품 가게가 공존하고 있다.  
ⓒ (주)고성신문사

# 패션이 살아있는 쇼핑 거리 ‘비아 나사(via Nassa)’ 
나사는 어부들이 물고기를 담던 나무바구니를 일컫는다. 1499년 산타마리아 델리 안젤리 교회(Chiesa di Santa Maria degli Angeli)가 건립되면서 역사를 담은 전통 골목이 생기기 시작했다. 프레스코화로 유명한 산 로렌초 성당(Cattedrale di San Lorenzo)도 루가노 유적으로 눈길을 끈다. 
1880~1884년엔 피아차 델라 리포르마(Piazza della Riforma) 광장이 만들어지면서 전세계에 루가노가 알려졌다고 한다. 봄에는 세계 각국 장미로 단장되는 타시노 공원(Parco del Tassino)도 명물이라고 하는데 가을에 가서 보지 못했다.
나사 거리를 따라 명품 가게들이 즐비하며, 루가노 호수변을 산책하면서도 내로라하는 세계 명품 가게를 빠짐없이 만나게 된다. 호수에 그림같이 노니는 거위들의 향연과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현대적 건축물인 문화아트센터, 관광객 유인을 위한 카지노도 시내 한복판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 (주)고성신문사

# 연중 축제가 끊이지 않는 루가노 
리포르마 광장에는 루가노 시청이 있고, 시청 옆에 관광정보센터가 있다. 리포르마 광장에선 다양한 축제가 열리고, 테라스가 있는 가게에서 맥주를 마시며 세계 각국 사람들이 더불어 축제를 즐긴다. 
마리에 리제(61) 관광정보센터 직원은 “이탈리아 국경을 넘으면 바로 가장 큰 도시가 스위스 루가노라서 관광 요지다. 봄과 가을에 가장 관광객이 많이 온다. 유람선을 타고 주변 항구에 내려 그 지역 골목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말했다. 
또 “루가노 시가 축제를 기획하고 주관하는 축제와 지역 주민들이 주도하는 축제를 합하면 적어도 24개 이상 된다. 재즈, 컬러 축제 같은 축제가 매주 열린다고 보면 된다”고 소개했다.
루가노 관광청 자료를 보면, 한 달에 1~2회꼴로 빅 이벤트가 열리며 그외 자잘한 행사들이 매우 많다.3~4월엔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 모두를 위한 엔터테이닝 축제(Pasqua in citta), 4~6월엔 관광객들이 가장 몰리는 축제 중 하나인 ‘루가노 페스티벌’이 열리는데 주로 고전적 음악과 미술 분야를 즐길 수 있다. 6~7월엔 티치노주 주요 음악 축제로서 국제 재즈 페스티벌로 자리 잡은 재즈콘서트가 펼쳐진다. 8~9월엔 루가노 도심에 있는 무대와 광장에서 블루스부터 팝 가스펠까지 다양한 종류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축제(Blues to Bop)가 볼만하고, 10월에는 미식가들을 위해 루가노 특색이 묻어나는 특산품과 와인 등 진귀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축제(Festa d'Autunno)가 관광객을 반긴다. 

“질 좋은 원산지 제품 사용 젊은층 고객 유치 경영 철학”
프란체스코 가빠니 사장
스위스 루가노 식료품가게 ‘가빠니’를 3대째 운영하는 프란체스코 가빠니 사장.
ⓒ (주)고성신문사

스위스 루가노 시 페시나 거리에 1937년 개점한 식료품 가게 ‘가빠니’는 현재 프란체스코 가빠니(Francesco Gabbani·29) 사장이 형 도메니티 가빠니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도메니코 할아버지와 줄리에피 할머니가 약 80년 전에 이 가게를 열었고 3대째 이어가고 있다. 
당시에 페시나 거리는 그냥 샌드위치와 식료품을 파는 매우 서민적인 가게가 30개 정도 있었고 그중 하나가 ‘가빠니’였다. 1950년대에 프란체스코 아버지인 리노 가빠니(82)가 가게를 리모델링해 확장하면서 식재료 질과 원산지를 중요한 콘셉트로 잡았다. 
또 식료품 가게에 머물지 않고 치즈나 와인까지 파는 가게로 발전시켰다. 직접 만들어서 파는 품목도 있고, 프로슈토 크루도(prosciutto crudo: 안 익은 햄), 프로슈토 코토(prosciutto cotto: 익은 햄), 치즈 등은 브라느·플렌조 등 이웃 지역 로컬푸드를 갖고 와서 판다. 최근엔 신제품으로 초코과자인 아마레티도 구비했다.
가빠니 가문의 식료품 가게가 번성하자 다른 가게들이 문을 닫기 시작해 지금은 페시나 거리에서 대를 이어 장사하는 곳은 ‘가빠니’가 유일하다. 
현재 가빠니가 취급하는 상품은 5∼6천개 정도 되며 치즈만 해도 300종이 넘는다. 직원은 80명이다. 
가빠니 이름을 붙여 파는 제품은 크게 두 종류다. 햄 종류와 직접 만든 요리(샌드위치와 도시락 등)다. 1937년부터 팔던 음식(살라미(salumeria)와 햄 종류)은 아직도 그대로 팔며 여전히 인기다. 가장 인기가 많고 오래된 베스트셀러 제품은 ‘파테 라고’인데, 도메니코 할아버지의 레시피가 담겼다. 일종의 스프레드처럼 빵에 발라먹거나 넣어먹는 것으로 쇠고기와 간 3%를 갈아서 만든 음식이다. 
스위스는 수출과 수입 절차가굉장히 엄격해서 식료품 등 먹거리 유통이 매우 어렵다. 그래서 ‘가빠니’ 제품들은 수출보다 관광객들이 대부분 직접 사가도록 한다. 
가빠니 형제의 경영 철학은 두 가지다. 질 좋은 식재료를 공급하는 것과 젊은 고객층 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것. 
2009년부터 ‘가빠니’를 운영해 온 프란체스코는 총 14개 룸이 있는 가빠니 호텔도 설립해 이 호텔 식당 식사 재료로 ‘가빠니’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그는 또 젊은 고객층을 만들고자 매주 수요일 오후 6~8시에 300~400명이 찾는 해피아워(행복한 시간)를 연다. 와인, 햄, 치즈, 빵 등을 준비해놓고 하는 음식 파티다. 파티를 즐기는 동안 음료를 시키면 가빠니 음식을 무료로 먹을 수 있다. 
프란체스코 가빠니는 “원산지를 중시 여긴다. 가축 원산지에 가서 재료를 본 후 가게에 가져와서 직접 손질하고 자르는 등 가공 전 과정을 위생적이고 투명하게 진행한다”면서 “고품질 식재료를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곳이 가빠니다. 7유로짜리 샌드위치도 최상의 재료를 넣어서 만든다”고 자부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하현갑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6년 1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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